◇18세이하 네티즌 75% "수술받고싶다"◇
▽‘틴에이저 수술’이 는다〓경기 수원시 이모군(9)은 몇 달 전 쌍꺼풀 수술을 받았다. 이씨의 부모는 “눈이 작아 놀림을 받는 데다 인상이 소심해 보여서 수술을 받게 했다”고 말했다. ‘연예인을 시키고 싶다’ ‘자신감을 키워주고 싶다’는 이유가 학부모들에게 ‘열린 가치관’을 심어주는 듯하다.
서울 명동의 이강원 성형외과원장(42)과 이화여대 동대문병원 성형외과 윤진호 교수(48)가 최근 2주일간 인터넷 사이트(www.groonet.com)에서 전국 남녀 네티즌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무려 5109명이 조사에 응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응답한 18세 이하 네티즌 783명 중 75%가 ‘성형수술을 받고 싶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중 성형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사람으로 수술시기가 초등학생 중학생 시절인 경우도 3%나 됐다.
이강원 원장은 “부모가 나서서 극성스럽게 수술을 권하는 경우가 아니면 아르바이트를 해서 수술비를 채우겠다며 상담을 받으러 오는 청소년도 많다”고 말했다. 설문 조사에서도 ‘아르바이트 등 자비’로 성형수술 비용을 충당한 학생이 6%에 이르렀다.
학생들의 경우 대중적이고 다른 수술 부위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드는 눈 수술을 선호하지만 서울 강남 지역 학생들을 중심으로 코나 안면윤곽 수술 등 ‘뼈를 깎는’ 시술을 원하는 경우도 점차 늘고 있다.
서울 S중 나승은양(16)은 “친구들 사이에 “‘해도 되는 건가’에 대한 가치판단은 이미 고민의 대상이 아니고 ‘어떻게 해야 잘 하나’하는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딸을 둔 주부 김모씨(44·서울 서초구)는 “학부모들끼리 ‘어느 성형외과가 잘 하느냐’ 등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누게 된다”고 전했다. 성형외과 의사들은 “미성년자들이 성형외과를 찾는 시기는 주로 중간 기말 고사가 끝난 직후”라며 “이때 사전 상담을 받고 방학 때로 예약을 하는 것이 일반적 추세” 라고 입을 모았다.
◇뼈시술은 발육 끝나는 17세이후 좋아◇
▽‘꼼꼼족(族)’이 는다〓학생들의 경우 특히 성형 동호회나 ‘견적’을 뽑아주는 사이트를 통해 ‘준 전문가’가 된 뒤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탤런트 △△△처럼 해 주세요”라는 무리한 주문은 줄었지만 “티나지 않게 해주세요”라며 ‘자연미’ ‘신선미’를 이어가려는 ‘영악한’ 학생들이 늘고 있다. 성형외과 전문의들은 쌍꺼풀 수술은 어렸을 때 해도 상관이 없지만 코나 턱처럼 뼈를 다루는 시술은 발육이 마무리 된 17, 18세 이후에 받을 것을 권한다.
김선미 신경정신과 전문의(45)는 “결국 외모를 지나치게 중시하는 사회적 압박이 자아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미성년자들 사이로 확산되는 듯이 보인다”며 “미(美)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의 의식수준이 지금처럼 일률적인 상태로 지속된다면 집단적 사회병리학 문제로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진기자>bright@donga.com
◇"못 생기면 사회생활 지장" 60%◇
‘못생기면 사회생활도 못한다?’
설문조사에 답한 18세 미만 네티즌 중 60%가 ‘못생기면 교우관계나 사회생활에 지장이 있다’고 답했다. 지역별로는 차이가 있었다(표 참고). 특히 서울 강남지역 여성 응답자의 70%가 ‘그렇다’고 답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남녀를 합쳐서도 서울 강남지역이 67%로 가장 높았고 서울 강북과 충청도가 61% 정도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강원지역은 50%에 그쳐 전국에서 외모와 사회생활을 연계하는 정도가 가장 덜했다.
한편 ‘외모’를 ‘사회 생활을 잘하는 것’과 연결짓는 남성들의 비율도 여성들 못지 않았다.
◇'좋은 외모=원활한 사회생활' 이라고 답한 18세 이하 네티즌
지역
서울 강북
서울 강남
경기
영남
호남
충청
강원
성별
남자
여자
남자
여자
남자
여자
남자
여자
남자
여자
남자
여자
남자
여자
비중
56
62
50
70
57
56
44
61
60
60
67
63
25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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