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특이한 것에 관심이 많이 몰리는 탓인지 교외를 나가면 기차 카페를 한번쯤 보긴 하는데 제부도에도 있었군! 기차 옆에는 커다랗게 '남희석와 이휘재의 멋진 만남 촬영지'라는 플래카드가 너풀대고 있어 예전에 얼핏 지나가며 보았던 희미한 프로그램을 떠올리게 된다. 휴일이라 그런지 기차칸에는 사람이 한가득. 기념촬영을 하는 이들도 있다.
움직이만 않는다 뿐이지 문을 열고 들어가니 열차 특유의 좁은 화장실하며 객차의 좌석이 영락없는 기차다. "다른 기차 카페는 완전히 카페식으로 내부를 많이 개조했지만 저희는 원래 기차 모습 그대로의 모습을 남겨두었어요. 그래서인지 나이드신 분들은 옛 추억을 떠올리며 좋아하세요. 아이들은 무척 신기해 하구요." 하긴, 어른도 신기한데 꼬마들은 말할 나위도 없겠지.
밖에 나간다 하면 승용차로 손쉽게 움직이는 요즈음 어린 세대들에게 기차는 재미난 곳이다. 곳곳에 걸린 옛날 70년대 남학생들이 썼을 법한 학생모하며 짐칸에 놓인 학생가방 등이 지난 시대의 흔적을 새록새록 떠올리게 한다. 이런 가방과 모자를 처음 본 아이들은 마냥 신기해하고 아빠는 "그러니까 이게 말야 내가 중학교 다닐 때…."하고 설명을 열심히 하느라 여념이 없다. 승무원의 모자를 머리에 눌러쓰고 사진을 찰칵, 한 장 찍기도.
부드러운 코코아와 높이높이 쌓아 올려진 먹음직한 파르페는 가볍게 먹기에 그만, 바닷가가 가까워서인지 바로 가까이에서 구한 싱싱한 해물이 들어간 해물스파게티 같은 해물요리도 인기를 얻고 있다. 제부도의 짭쪼름한 바닷바람을 물리도록 쐰 후에 잠시 들러 간만에 새로운 체험을 해보는 건 어떨까?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철길의 레일을 가르며 어디론가 떠나는 것 같은 이색공간의 분위기를 누리는 즐거움이 모락모락 피어난다.
◇위 치
유감스럽게도 제부도는 아직까지 대중교통편으로 가기는 힘들며, 승용차를 이용하는 것이 더 편하다. 서해안 고속도로 진입, 매송톨게이트를 지난 후 2km 가면 비봉 IC에 접어든다. 여기서 빠져나와 오른편 306번 지방도로를 따라가다 남양·사강·서신 방향 이정표를 따라 가면 된다.
◇지하철
1호선 금정역이나 수원역(하차 후 버스 이용)
◇버 스
금정역 길 건너에서 일반 버스 33번, 좌석 330번(배차간격 35분)/수원역은 지하보도를 따라가 한독안경원 앞에서 서신행인 999번이나 490번(배차간격 1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