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화제]동아일보컵 부산요트레이스 개막

  • 입력 2001년 5월 2일 18시 38분


'2001 동아일보컵 부산 요트레이스'에 출전한 크루저급 요트들이 오륙도 반환점을 향해 미끄러지듯 달리고 있다.
'2001 동아일보컵 부산 요트레이스'에 출전한 크루저급 요트들이 오륙도 반환점을 향해 미끄러지듯 달리고 있다.
“순풍에 돛을 달고….”

2일 오전 부산 해운대 앞바다에는 한편의 대서사시가 펼쳐졌다. 형형색색의 세일(돛)을 앞세운 한일 양국 요트들이 온몸 가득 바람을 안고 5월의 푸른 바다를 화려하게 수놓았다.

한국 3척과 일본 8척, 번외로 참가한 러시아 3척 등 총 14척의 크루저급 요트가 출전한 ‘2001동아일보컵 부산요트레이스’.

올해로 3회째가 된 2002월드컵축구 공동개최 기념 ‘2001 한일 친선 요트레이스’(동아일보사·일본 아사히신문사 공동개최)의 첫 테이프를 끊은 이날 레이스는 우정과 화합을 다짐하는 축제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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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라인을 제일 먼저 통과한 것은 지난 대회 때 ‘아리랑레이스’ 우승을 차지했던 일본의 ‘리베르테 익스프레스’.

그러나 배의 제원과 성능을 비교, 핸디캡을 적용해 산출한 수정 순위에서는 도착순에서 4위를 기록한 일본의 ‘노푸조’가 1위에 올라섰고 ‘리베르테 익스프레스’, ‘엑셀시오르Ⅴ’가 2, 3위로 뒤를 이어 동아일보컵을 수상했다. 일본 요트들은 이날 한 척을 제외한 나머지 7척이 모두 2시간 이내에 결승선을 통과, 우수한 성능을 자랑했다.

한국 요트 중에선 ‘시와이프’가 8위를 기록했고 ‘패티언스’와 ‘엘란’은 각각 10위와 11위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바람은 초속 5∼9m의 북동풍으로 레이스를 펼치기에 더없이 좋았고 출발 때 잔뜩 찌푸렸던 날씨도 본격적인 레이스가 펼쳐지자 화창한 햇살을 드러냈다.

오전 10시 출발 신호가 울리자 일본 ‘리베르테 익스프레스’와 러시아 ‘크랙커잭’ 등 일본과 러시아 요트 4척이 쏜살같이 앞으로 치고 나가며 초반부터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였다.

승부처는 오륙도 반환점. 3위로 처졌던 ‘리베르테 익스프레스’가 가장 작은 반원을 그리며 순식간에 선두로 치고 나갔고 5위로 달리던 ‘노푸조’가 러시아 ‘크랙커잭’을 따돌리고 4위에 올라섰다.

이후 돌아오는 길은 팽팽한 속도전. 세일 가득 바람을 안아 쓰러질 듯 기울어진 요트들이 쫓고 쫓기는 숨가쁜 레이스를 펼쳤다. 하지만 오륙도를 돌면서 굳어진 순위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선착한 ‘리베르테 익스프레스’호 하나오카 가즈오 스키퍼(49)는 “바람의 방향이 수시로 바뀌어 흥미로운 레이스를 펼쳤다”며 “바람이 거칠어진 오륙도 반환점에서 보조돛만 사용한 게 효율적인 레이스를 펼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대회 이틀째인 3일에는 부산 수영만을 출발해 일본 후쿠오카 하카타항까지 대장정을 펼치는 ‘아리랑레이스’가 한국과 일본, 러시아 요트 총 29척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다.

<부산〓이현두·배극인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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