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아스팔트' 위 리조트 패션

  • 입력 2001년 5월 3일 18시 38분


◇바다에 온듯 …산이 간듯 …

리조트로 떠나고 싶다.’

도심 아스팔트가 해변가 모래바닥으로 변할 지경이다. 휴양지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의상과 액세서리가 젊은 직장인들의 일상복으로 도입돼 ‘리조트 룩(Resort―Look)’으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A라인’보다 양옆의 통이 커 활동성이 강조되는 ‘트라이앵글’라인 치마, 줄무늬 꽃무늬가 들어간 원피스류가 우선 눈에 띈다. 줄무늬 셔츠의 경우 특히 해변가와 어울리는 색상이 많다. 흰색 검은색 남색 등이 교차돼 리조트풍의 부분집합이랄 수 있는 ‘마린(Marine)룩’이 모티브가 된 것들, 채도를 달리하며 스트라이프를 이루는 붉은색 핑크 등 화려한 원색계열이 많다.

겨울을 제외한 ‘3계절 아이템’으로 자리잡은 7분바지와 9분바지는 길이가 ‘1분’씩 짧아지고 폭도 좁아지는 경향. 바지 끝단이 종아리 밑부분에 오는 ‘버뮤다형’과 바지 밑부분이 복숭아뼈 부위와 빈틈없이 붙은 ‘사브리나형’이 주조를 이룬다. 허전해진 종아리 하단 부분에는 금색 은색 발찌가 잘 어울리는 액세서리로 각광받는다.

DKNY의 김령 디자이너실장은 “치마나 바지의 경우 ‘편안한 활동성’이 큰 틀이지만 자연스러운 복장에서 풍기는 ‘의도하지 않은 섹시함’이 강조되는 스타일도 많다”고 말했다.

‘통(Thong·끈) 스타일’ ‘조리 샌들’로 통칭되는 슬리퍼는 이제 구두나 운동화와 ‘같은 반열’에 올라섰다. 낮은 신축고무가 밑창에 달렸고 발뒤꿈치의 끈은 없는 것이 대부분. 엄지와 둘째 발가락사이에 ‘ㅅ’자로 끈이 달린 전형적인 ‘해변가’ 스타일로, 일본의 생활 슬리퍼인 ‘게다’에서 영감을 얻은 미국 유럽 디자이너들이 기본틀을 보급했다. 기모노 재킷, 차이니스 드레스 등 세계 패션계에 부는 ‘오리엔탈 패션’의 하나다.

건국대 이인자 교수(의상심리학)는 “젊은 직장인들이 일터에서 겪는 경쟁양상이 예전에 비해 심화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심리적인 압박감에 시달리는 이들이 도피처 일탈처로 ‘리조트룩’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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