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동의 목적은 3여 공조와 우의를 다지기 위한 것이었지만 민국당 김상현(金相賢)최고위원의 ‘농담’ 한마디로 ‘내기 골프’ 논란에 휩싸이면서 모임의 취지가 퇴색되고 말았다.
김 최고위원은 티샷에 앞서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에게 “내가 싱글을 한번도 못했기 때문에, 절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민주당 권 상임고문이 상금 1000만원을 걸었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그는 민주당 안동선(安東善) 최고위원에게도 “내가 89타 이내로 치면 내게 500만원을 주고 그 이상이면 내가 100만원을 주겠다”는 제안까지 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따라 컨디션이 좋았던지 77타를 치는 기염을 토했다. 취재하던 기자들이 당연히 “돈을 받았느냐”고 물을 수밖에. 그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받았지, 오늘 한턱 단단히 내야지”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라운딩(27홀)이 모두 끝난 뒤 자신의 발언이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을 알고 사색이 됐다. “잘 치라는 의미에서 농담삼아 한 덕담인데 그것을 쓰면 어떻게 하느냐”고 펄쩍 뛰었다. 참석자들도 “농담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쏟아진 물이었다.
더욱이 이날 회동을 위해 골프장측은 일제 고급 골프채인 ‘혼마 투스타’ 우드와 고급 퍼터, 발리 골프화 등을 우승상품 또는 기념품으로 협찬해 찜찜한 뒷맛을 남겼다. 참석자들은 이날 양주를 곁들여 저녁을 함께 했다.
<문철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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