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직원 청탁-횡령 밥먹듯…감사원 무더기 적발

  • 입력 2001년 5월 7일 23시 28분


작년 11월부터 올 1월까지 산업자원부 산하 31개 공기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 임직원이 공금을 횡령하는 등의 각종 부정부패 사례가 적발됐다.

산자부가 7일 국회 산자위 소속 한나라당 이인기(李仁基)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가스기술공업의 한 부장급 사원은 약속어음을 발행하면서 62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한석탄공사의 한 간부는 경리부장의 인감을 도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14억원을 횡령, 대부분 주식투자와 대출금 상환에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전자거래진흥원은 인쇄비와 컴퓨터 구입비를 실제보다 많게 계상하는 등의 수법으로 2000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이 중 일부를 국회의원 후원회비(190만원), 직원 경조사비(150만원) 등에 썼다.

한국전력 서부발전사업단의 한 간부는 발전 시설 공사와 관련해 시공업체와 하도급업체 관계자들로부터 30여차례에 걸쳐 2600만원 상당의 골프 접대를 받았다. 이 간부는 시공업체측에 자신의 숙소에 골프 연습장과 전용 주차장을 짓고, 특정 고교에 휴게실과 체육시설을 지어 기증하라고 압력을 가한 사실도 적발됐다. 한전은 발전소 주변 지역 주민들에게 외국의 선진 원전시설을 보여주는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대상자 257명 중 88명(34%)을 한전 직원으로 채웠다.

한전은 또 금고형 이상을 받은 직원을 해임할 수 있도록 사규 등에 규정되어 있는데도 뇌물 수수 혐의로 징역형을 받은 직원 2명에게 정직 조치만 했다.

산자부도 99년부터 작년까지 폭력행사, 음주운전 등으로 인해 형사 입건되는 등 공무원법 상 공무원의 품위유지 의무를 어긴 직원 17명에 대해 주의 조치만 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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