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정담’ 모임에 참석했던 의원들도 대부분 하루만인 9일 “토론내용 중 인책론은 없었다”거나 “김원길(金元吉) 보건복지부장관 취임축하 점심모임이었을 뿐”이라며 해명에 나섰다.
이날 김중권(金重權) 대표와 박상규(朴尙奎) 사무총장은 전례없이 강한 톤으로 당의 단합을 호소했다.
김 대표는 전체당직자회의에서 “낯선 100사람이 공격하면 아프지 않지만 가까운 친구 한 사람의 비난은 사기를 떨어뜨린다”며 “모두 자중자애하는 마음으로 서로 아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총장은 몇몇 의원들이 ‘민심을 대통령에게 허위보고했다’고 지적한 것과 관련해 지난주 청와대 당무보고시 자신이 읽었던 보고서까지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그는 “인책론을 주장한 사람들은 4·26 재·보선 때 선거구 한 번 방문해 본 적이 있느냐, 전화 한 통 해 준 적이 있느냐”며 흥분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김 대표와 거리를 뒀던 동교동계 의원들도 김 대표를 적극 감싸고 나섰다.
김옥두(金玉斗) 의원은 “지금은 4·26 재·보선에서 확인된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지도부를 중심으로 심기일전하고 단합해야 할 때”라며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지도부 인책론을 꺼내는 것은 당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난기류에 빠져든 민주당의 현 상황은 당정쇄신 요구가 거셌던 작년말 상황과는 좀 다르다.
당시는 동교동계 핵심인사들에 대한 초·재선의원들의 저항적 성격이 컸지만, 지금은 동교동계가 김 대표를 지원하고 있는 데다 초·재선의원들이 대거 당직을 맡고 있어 당 지도부 비판의 중심세력이 뚜렷하지가 않다.
뿐만 아니라 지금은 내부 정비가 시급하다는 인식을 여권의 다수 인사들이 공유하고 있다. 4·26 재·보선 이후 민주당 내에서 ‘강한 여당’이란 말이 거의 자취를 감춘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김 대표조차도 최근 이 말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야당과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는 분위기다.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당장 민주당의 내홍이 격화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일단 잠복기에 들어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내부 정비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내홍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특히 하반기에 접어들면 유력 대선예비주자들 간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당도 크게 술렁거릴 것으로 전망된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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