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의 제작사 뉴라인은 3부작을 20분 분량으로 줄인 예고편을 10일 칸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인데 이어 11일 칸영화제를 취재중인 각국 언론인 수백명을 초청해 기자회견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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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전체 제작비는 2억7000만달러(3500억원)로 5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99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25일까지 15개월에 걸친 촬영을 마쳤다. 현재 연말 개봉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기자회견은 칸 근교 언덕 위에 그림처럼 자리잡은 카스텔러라스성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 나타난 피터 잭슨 감독(40)은 대형 프로젝트의 사령관답지 않게 땅딸막한 체격에 익살스런 동안(童顔)이었다.
잭슨 감독은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 수상작 ‘천상의 피조물’(1994년)과 마이클 J 폭스 주연의 ‘프라이트너’(1996년) 등 주로 저예산 공포영화를 제작했던 인물이다.
그는 “원작 소설이 나온지 반세기가 지나도록 영화계에서 영화로 만들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은 원작의 방대함과 복잡함 때문”이라며 “이를 해소할 방법은 3부작을 동시에 만드는 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3부작 동시 제작으로 최소한 1억달러의 제작비 감소효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1편이 흥행에 실패할 경우 앞으로 매년 한편씩 선보일 시리즈 전체가 동반 추락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올 12월에는 같은 판타지 문학작품인 ‘해리 포터’ 시리즈가 영화로 제작되어 개봉된다. ‘반지의 제왕’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해리 포터’와 맞대결을 벌일 수 밖에 없는 부담을 갖고 있다.
그러나 잭슨 감독은 “소설 ‘반지의 제왕’은 1954년 첫 발표된 이래 40개 언어로 번역돼 1억여권이 팔려나갔다”면서 “‘해리 포터’는 젊은 세대를 주 공략 대상으로 삼지만 ‘반지의 제왕’은 보다 폭넓은 세대의 관심을 끌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기자회견에 앞서 공개된 20분짜리 ‘반지의 제왕’ 예고편은 정교하면서도 박진감이 넘쳤다. 지하동굴에서 인간 키의 3분의 2 밖에 안되는 호비트족이 수천명의 괴물과 맞서 싸우는 전투장면은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호비트족인 샘 역을 연기한 션 오스틴은 영화속에서 호비트의 키를 사람보다 작게 보이도록 만든 비결에 대해 “잭슨감독이 푸른 알약을 주면서 촬영에 들어가기 6주전부터 물과 함께 복용하라고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실제로는 똑같은 세트를 하나는 인간의 체형에 맞게, 다른 하나는 작게 지은 뒤 각각 촬영을 하고 나중에 둘을 합성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규모 전투장면은 뉴질랜드 정부의 전폭적 지원으로 1개 포병대대 병력을 동원한 뒤 다시 컴퓨터 작업을 통해 각각 외모와 행동이 다른 수천명으로 증대시켰다는 것.
또 인간, 호비트, 엘프, 드월프, 위저드 등 소설속에 등장하는 9개 종족에 대해 각각 무기와 의상은 물론 언어까지 만들어내는 등 쉽지 않은 과정을 겪었다.
영화관계자들은 이 영화의 마케팅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판타지소설을 영화화했기 때문에 다른 영화에 비해 캐릭터 게임 등의 상품성이 훨씬 크다는 분석이다.
<칸〓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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