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말린스의 무명투수 버넷(24)이 ‘대형 사고’를 쳤다.
메이저리그 3년차에 불과한 ‘햇병아리’가 내로라하는 대투수들도 평생 한번 할까말까한 노히트 노런의 대기록을 작성한 것.
버넷은 13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퀄컴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9이닝동안 볼넷을 9개나 내줬지만 안타는 하나도 허용하지 않으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아메리칸 리그 보스톤 레드삭스의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에 이어 올 시즌 양대리그 통털어 두번째로 내셔널리그 역대 116번째 노히트노런. 플로리다 구단 역사상으론 알 라이터(96년 3월 12일·콜로라도 로키스전)와 케빈 브라운(1997년 6월 11일·샌프란시스코 자이언트 전)에 이어 3번째.
베넷은 볼넷 9개와 사구 1개 등 10사사구를 내주고도 노히트노런을 달성하는 보기드문 진기록을 세웠다.투구수 129개 중 스트라이크는 절발 수준인 65개에 그쳤으며 폭투도 하나 던졌다. 탈삼진은 7개를 기록했다. 볼넷 9개는 정규 9이닝 노히트노런 역사상 최다볼넷 신기록이다.연장전까지 따지면 역대 최다볼넷 노히트노런은 1965년 짐 말로니(신시내티)가 시카고커브스전에서 10이닝 동안 기록한 10개.
첫 타자 헨더슨을 삼진으로 낚으며 깔끔하게 출발한 버넷은 볼넷과 폭투 등으로2회 무사 1·2루, 3회 1사 2·3루, 4회 1사 1·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으로 결코 홈은 허용하지 않았다.
6회와 7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버넷은 8회 1사 1·2루의 위기를 넘긴 뒤 9회말 마지막 타자로 들어선 대타 필 네빈이 유격수플라이로 아웃되자 단숨에 홈으로 달려가 팔을 벌려 환호성을 지르는 포수 찰스 존슨의 품에 안겨 감격을 나눴다.
버넷은 “우리팀 수비가 잘 막아줘 이런식으로 간다면 특별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7회부터 노히트노런을 의식했다.볼넷이 많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투구수를 줄이기 위해 직구위주로 피칭했다.굉장한 경기였다”며 노히트노런의 소감을 밝혔다.
통산 전적이 8승 10패에 불과한 버넷은 1977년 1월3일 아칸사스주 노스리틀록 출신.196㎝ 93㎏의 훌륭한 체격조건에다 최고구속 155㎞에 달하는 빠른 직구가 위력적인 메이저리그 경력 3년째의 유망주다.커브가 좋으나 컨트롤이 불안해 아직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99년 4승,2000년 3승을 거둬 지난해까지 통산 20경기에 선발등판해 7승 10패를 기록한 미완의 대기.
매시즌 부상으로 고생하던 버넷은 올 시즌 초반에도 오른발 부상으로 한달을 허비했다.이전 경기 까지도 버넷은 1패만 기록하고 있었다. 이날 승리로 1승1패 방어율 0.60을 기록하게 된 버넷은 잦은 부상을 극복하고 컨트롤만 보안하면 ‘물건’이 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고있다.
박해식/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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