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보수정치인의 대표주자인 기독교민주당(CDU)의 안겔라 메르켈 총재(46)가 상업광고에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는 정치인은 상업광고를 찍지않는다는 독일 정가의 금기를 깬 것.
지난해 4월 제1 야당인 CDU의 총재로 취임한 메르켈은 시사주간지 포쿠스 최근호(5월 7일자)에 실린 렌터카업체 '식스트'의 상업광고에 머리를 산발한 채 나와 독자들에게 오픈카를 탈 것을 권유하고 있다.
구동독지역에서 기독교목사의 딸로 성장한 메르켈은 70년대 학창시절이후 줄곧 단발머리를 고집해 왔다. 89년 동독붕괴와 함께 정계에 입문한 그의 '단발머리+정장 투피스 패션'을 가리켜 헬무트 콜 전 총리는 '보수당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평가했다.
이런 그가 갑자기 광고에 출연한 것은 최근 잘 나가고 있는 집권 사회민주당(SPD)의 독주를 우회적으로 비난하면서 CDU의 지지를 호소하겠다는 의도에서다.
취임이후 지지율이 수직 상승해 2004년 차기 총리선거에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던 메르켈은 콜 전총리의 비자금 파문에 깊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와 요슈카 피셔 외무장관에 이어 3위를 차지하던 메르켈은 3월 조사에는 기독교사회당(CSD)의 에드문트 슈토이버 총재보다 낮은 6위를 차지해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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