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 발을 다른 발에 놓으면서 행복을 찾는다. 나는 지구의 표면에서 다리를 움직거리며 나의 존재 이유와 날마다 환희를 누린다. 걸어라! 엉덩이, 허벅지, 다리, 발, 그리고 발가락 부대까지 걷게 하라. 나는 확신한다. 걷는다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은유라는 것을’(‘걷는 행복’ 이브 파칼레 지음).
걷는 사람, 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독일 피셔 외무장관의 책 ‘나는 달린다’가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최근 탤런트 박철과 개그우먼 이영자가 달리기 다이어트로 체중을 30∼40kg을 줄였다는 이야기와 이봉주 선수의 보스턴 마라톤 우승 소식이 전해지면서 달리기 열풍에 가속도가 붙었다.
‘걷기’와 ‘마라톤’은 심장병 고혈압 당뇨병 소화불량 등 현대인들이 앓는 각종 질병 예방은 물론 근력 강화, 비만 및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는 유산소운동의 대표 주자. 골밀도가 증가하고 칼슘 손실을 막아 골다공증 예방에도 좋다. 그야말로 돈 한푼 안 드는 만병통치약인 셈.
‘시작이 반’이라고, 오늘부터라도 가벼운 운동복 차림으로 길 위에 서 보자. 아름다운 주변 경치를 즐기며 걷거나 달릴 수 있는 아름다운 길들이 찾아보면 꽤 많다.
▶홍릉 수목원
도심 한복판에서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13만여 평의 울창한 숲 중에서 3만 평 정도를 개방하고 있다. 야생화와 나무들을 돌아보면서 편안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평일의 경우 수목원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하더라도 수목원 둘레의 통나무 담길을 따라 보도블록 위를 산책하는 것도 좋을 듯. 홍릉 수목원 정문 앞 삼거리 모퉁이에 있는 세종대왕기념관도 울창한 나무숲과 잔디밭이 갖춰져 있어 함께 들러볼 만하다.
- 문의 02-961-2651/ 매주 일요일(오전 9시∼오후 5시)
- 찾아가는 길 지하철:1호선 청량리역 2번 출구에서 약 2km 버스:일반 133, 134, 803 / 좌석 134, 720
▶ 올림픽공원 & 올림픽야외조각공원
43만 평의 대지 위에 잔디밭과 넓은 광장, 조깅코스 등이 잘 가꿔져 있다. 올림픽야외조각공원은 세계 5대 조각공원으로 손꼽히는 곳. 66개국 155명의 200여 조각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몽촌토성 순환로인 토성의 길(2340m)을 비롯하여 호반의 길(1320m), 추억의 길(3350m), 연인의 길(4290m) 등의 산책-조깅 코스와 자전거도로인 젊음의 길(3150m) 등을 갖추고 있다.
- 문의 02-410-1114, 1360/ 연중무휴
- 찾아가는 길 지하철 : 5호선 올림픽공원(3번 출구) 도보 5분/ 8호선 몽촌토성역 버스 : 올림픽공원 동2문 일반 21-2, 21-5 올림픽회관 일반 21
▶ 용산 가족공원
광장처럼 시원하게 트인 잔디밭과 곳곳의 작은 연못, 그 사이로 깔끔하게 닦인 산책로가 마치 외국의 유명공원 같은 분위기다. 2만7000여 평의 대지에 잔디광장, 연못 등을 갖춰 청둥오리, 호로새, 거위 등을 방사하고, 은행나무, 느티나무, 산사나무, 구상나무 등 80종 1만5000주의 나무를 심어 자연학습장으로도 자리를 잡았다. 주한미군 사령부 기지로 쓰이다가 지난 92년 서울시가 인수하면서 가족공원으로 조성하였다.
- 문의 02-792-3043, 02-792-5661/ 연중무휴
- 찾아가는 길 지하철:4호선 이촌역(2번 출구) 도보 10분 버스:용산가족공원 이촌역 일반 81-1 좌석 797
▶ 삼청공원
북악산 기슭에 자리잡은 삼청공원은 호젓한 산책로와 고즈넉한 경치를 자랑하는 곳이다. 울창한 숲속에서 들리는 새소리가 잃어버린 여유를 되찾게 한다. 10만여 평에 이르는 너른 터는 나무들이 가득 차 빽빽하고, 곳곳에 계곡과 시내가 숨어 있다. 고려 충신 정몽주와 그 어머니의 시조비가 있으며, 약수터, 농구장, 배구장, 배드민턴장 등이 갖춰져 있다. 삼청(三淸)이란 이름은 도교에서 신선이 사는 세 궁전을 일컫는 태청(太淸)-상청(上淸)-옥청(玉淸)에서 유래했다. 산과 물이 맑고 사람의 마음을 깨끗하게 한다고 해 삼청이라는 설도 전한다. 연인끼리 함께 걸으면 결혼에 골인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 문의 02-731-0533/ 연중무휴
- 찾아가는길 지하철:3호선 안국역 버스:2, 6, 820, 59, 84, 135, 135-1, 153
▶ 태릉 푸른동산
노송이 빽빽이 들어찬 8만여 평의 태릉 푸른동산에서는 산책로를 따라다니며 삼림욕을 즐길 수 있고, 클레이사격으로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와 피로를 씻어낼 수도 있다. 클레이사격장 뒤로 조성한 1.2km 코스의 삼림욕장은 운치가 있어 호젓한 데이트코스로 각광받는다. 조선조 제13대 명종의 모후인 문정왕후가 묻힌 태릉에서 공릉 4거리, 상계동, 도봉동, 의정부, 동두천, 소요산을 잇는 40km 구간은 꽃길로 단장되었으며 자전거 하이킹 코스로도 인기 있다.
- 문의 02-972-2101∼3/ 오전 9시∼오후 6시 입장(연중무휴)
- 찾아가는 길 지하철:7호선 태릉입구역(1번 출구) 도보 20분 버스:7-3, 45, 45-1, 803
▶ 아차산 공원길
산세가 완만해 산책 또는 가족단위 이용객들의 등산코스로 인기를 끄는 곳. 워커힐 입구에서 삼각점까지의 3395m 구간이 특히 인기 산책로다. 아차산 꼭대기에 올라보면 성남과 광주에 걸쳐 있는 남한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도도히 흐르는 한강이 길게 누운 용처럼 보인다. 광진구에서는 아차산을 등산하며 자연생태와 역사공부를 할 수 있는 ‘아차산 숲속 여행’을 운영중이다. 저명한 향토사학자와 숲 해설가가 아차산의 역사와 자연생태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 문의 02-450-1395, 02-450-1410~2
- 찾아가는 길 지하철:2호선 구의역(광진구청), 5호선 광나루역-아차산역(마을버스 2번 이용)
▶ 남산길
장충동 국립극장 뒤편에서 회현동 남산 케이블카 구간까지 3.4km의 길을 남산 북쪽 순환도로라 한다. 우리 나라에서 손꼽히는 아름다운 산책로로 산허리를 싸고돌아 굽이굽이 뻗어 있다. 평일에도 차량을 전면 통제하는데다 폭도 8m 가량으로 넓은 편이어서 산책뿐 아니라 조깅과 자전거 코스로도 인기가 있다. 남산공원의 백범광장에 조성한 맨발공원은 바닥에 옥돌을 깔아놓았다. 옥돌에 들어 있는 기가 성인병 예방, 체질 개선, 피부 미용, 비만 개선, 신경통 치료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인기. 국립극장 뒤편에서 남산시립도서관 어귀까지 3.1km의 남쪽 순환도로도 각종 꽃들이 만발해 북쪽 순환도로 못지않게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길이다. 승용차의 통행을 허용하여 이 길은 차를 몰고 꽃길을 감상하는 나들이객들로 북적댄다. 남산공원 한남지구의 야외식물원에는 11만여 종의 나무와 5만여 종의 초화류가 심어진 화단과 키 큰 나무 사이로 산책로가 길게 뻗어 있다. 야외식물원 뒤편에서 남쪽 순환도로로 올라가는 길목에 있는 수복천은 물맛 좋기로 소문나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인근 지역인 필동의 남산골 한옥마을도 주변 회사원들이 자주 찾는 단골 산책코스. 입장료는 없으며 정문을 지나 천우각 앞 광장에서 간단한 식사를 한 다음 20∼30분 산책을 즐기기에 알맞다.
- 문의 02-591-5943/ 연중무휴
- 찾아가는 길 지하철:4호선 동작역(2번 출구-동작대교 방향)/ 3호선 고속터미널역(4번 출구 우성아파트 방향) 버스:일반 21, 212-1, 29/좌석 567-1
▶ 석촌호숫길
석촌호수 주변길은 한바퀴 도는 거리가 2532m인데 100m 간격으로 표시가 되어 있어 자신의 체력에 맞춰 달리기 연습을 할 수 있고 정확한 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자전거의 출입을 통제하여 사고위험도 적다. 주변에는 잔디밭과 나무가 많아 늘 공기가 신선하다. 석촌호수는 동호와 서호로 나뉘었는데, 동호는 조깅코스 및 주변 직장인들의 휴식처나 자전거도로로 이용된다. 서호는 송파나루공원과 롯데월드의 매직아일랜드 및 서울놀이마당이 있어 놀거리-즐길거리가 풍부한 나들이 장소. 해질 무렵의 풍광이 특히 아름다운 곳이다.
- 문의 02-753-2563/ 연중무휴
- 찾아가는 길 지하철:3호선 동대입구역 버스:83번, 83-1번, 28, 28-1, 63-1, 154
▶ 서울대공원길
서울대공원은 올 4월1일부터 11월 말까지 동물원 외곽순환도로를 마라톤 코스 등 체육행사장으로 개방한다. 순환도로는 종합안내소 광장에서 동물원 정문, 국립현대미술관 입구를 거쳐 서울랜드 정문 앞까지 이르는 6.5km의 길. 전체 길에 보도블록을 깔아놓아 걷거나 뛰기에 부담이 없다. 최근에는 마라톤 동호회들이 수시로 찾아 연습을 한다. 달리기가 끝나면 국립현대미술관 앞마당에 조성한 야외조각 전시장을 찾아 걷는 것도 좋을 듯. 미술관 내 대강당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후 3시에 무료로 영화도 볼 수 있다.
- 문의 02-410-3691(송파나루공원)/ 연중무휴
- 찾아가는 길 지하철 :2호선 잠실역 (2번 출구) 버스:일반 21, 21-2, 212, 555-2, 56-2, 569, 571-1, 63-1, 63-2, 65, 812, 812-1/ 좌석30, 64-1/ 순환버스 415, 420/ 공항버스 600
▶ 은평구 불광천변길
은평구 신사 5거리에서 불광천을 따라 수색길까지 이어진 왕복 5km 길에는 자전거도로가 만들어져 있다. 100m마다 거리표시를 하여 마라톤 훈련코스로도 인기가 있다. 조명등 시설이 잘 갖춰져서 야간에도 이용할 수 있다. 목화-옥수수-조 등 도심에서 보기 드문 작물이나 황토꽃 등 각종 꽃들이 꽃길을 이루고 있어 자연학습장으로도 좋다. 신사 5거리에서 증산교까지의 2.8km 구간에는 왕벚나무가 심어져 벚꽃길을 이룬다. 계절에 따라 갖가지 꽃들이 만발하여 풍경을 즐기며 달리는 것 역시 또 다른 재미.
- 문의 02-500-7310∼4/ 서울대공원 오전 9시∼오후 7시
- 찾아가는 길 지하철:4호선 대공원역 하차
▶ 한강공원 반포지구
동작대교와 반포대교 사이 강변 남단에 위치한 반포지구는 6.4km에 달한다. 둔치 중간쯤에 만든 인공섬에는 물길을 따라 수양버들이 드리워져 있고, 3개의 다리가 있어 더욱 운치가 있다. 부근엔 갈대밭과 동작대교 남단까지 긴 산책로를 조성하였으며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해마다 5월이면 노란 유채꽃과 푸른 잔디의 조화가 더 없이 화려하다. 5.2km의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어 자전거 하이킹은 물론, 강변을 따라 조깅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잦다. 한강공원의 잠원, 잠실, 여의도지구 등과 연계하여 장거리 하이킹 코스 및 마라톤 코스로도 적당하다.
- 문의 02-350-3511
- 찾아가는 길 지하철:6호선 새절역 하차 버스:22, 41, 106, 128, 129, 303, 388, 588, 588-1, 588-2 등
▶ 한강공원 이촌지구
한강대교와 동작대교 사이의 8km에 이르는 한강 주변을 따라 철마다 여러 가지 꽃이 피어나 산책과 조깅 코스로 인기가 높다. 지난 98년에 완공한 롤러스케이트장은 국제경기가 가능하도록 대규모로 만들어 온 가족이 함께 하기에 좋다.
한강에 정박해 있는 거북선 나루터에는 임진왜란 당시 왜선과 싸우던 거북선을 실물과 똑같이 제작, 전시하였다. 이곳에는 충무공의 유품과 임진왜란 관련자료도 함께 전시하였으며 충무공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를 상영하기도 한다.
- 문의 02-796-2239/ 연중무휴
- 찾아가는 길 지하철:4호선 이촌역(4번 출구)/ 국철 이촌역 버스:일반 38, 81-1/ 좌석 797
< 강은아 / 자유기고가 kea64@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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