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라비타’(Lavita)는 가격(시판가 840만∼1350만원)수준이 일단 맘에 드는 다목적 차다. 운전석 문을 열면 계기판이 눈에 들어온다. 위치부터 다르다. 운전석이 아닌 대시보드 중앙에 배치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라비타 개발을 맡았던 현대차 울산연구소 홍동희(洪同熹) 전무는 “이것이 바로 국내에 처음 도입된 센터 클러스터 방식”이라고 했다. 원래 계기판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각종 경고등을 배치해 안전도를 높였다.
차를 타보면 유럽형 외관에 단아한 차체, 멋스러운 실내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해 온다. 운전석 멀티박스, 휴대전화 수납공간, 선글라스 케이스 등 운전자의 편의를 고려한 수납공간만 20곳이 된다. 7월부터는 유럽대륙을 누빌 예정이다.
좌석 위치가 높아 시야를 여유롭게 확보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뉴 EF쏘나타의 베타엔진을 장착한 1.8ℓ짜리 시승차는 서울∼일산 자유로 가속테스트에서 쉬익 하는 엔진음과 함께 무리 없이 시속 160㎞에 도달했다. 이 정도 파워면 미니밴으로서는 일단 합격점이다.
차체가 짧은 덕에 굽은 길을 고속으로 감싸 달릴 때 기동성이 뛰어났다.지나치게예민하지 않은 브레이크 성능도 운전자를 편히 만든다.
라비타의 또다른 장점은 실내 활용도다.뒷좌석을 두 번 접어 앞쪽으로 밀면 자전거 2대를 집어 넣을 수도 있다. 앞좌석을 완전히 눕힐 경우 ‘두사람’이 누울 수 있는 간이 침대가 만들어져 ‘데이트 카’란 농담도 나온다.
다만 노면의 충격을 흡수하는 서스펜션 기능은 아쉬움이 남는다.
미니밴에 포함돼지만 LPG나 디젤 엔진은 따로 없고 가솔린엔진 4개 모델만 있다. 결론적으로 저렴한 가격대와 다양한 성능을 감안해 볼 때 85점(100점 만점)이상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판단됐다.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