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주부와 그 가족 등 3200여명이 20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일대에서 열린 여성신문사 주최 ‘제1회 아줌마 마라톤 대회’(사진)에 참가해 흥겨운 레이스를 펼쳤다. 종목은 3㎞, 5㎞, 10㎞ 등 3부문.
행사를 주최한 여성신문사는 아줌마를 ‘아기 주머니’의 줄임말로 풀이해 결혼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여성들에게 대회를 개방했다. 하지만 참가자의 대부분은 역시 보통 아줌마와 그 가족들.
시어머니 김봉섬(金鳳蟾·77)씨와 유치원생 딸 이정민(李廷珉·6)양과 함께 3㎞를 40여분만에 완주한 최원영(崔元寧·39·서울 송파구 잠실동) 주부는 “힘들면 걷기도 하고 서로 격려도 하면서 마음껏 달렸다”며 환하게 웃었다. 시어머니 김씨는 “3대가 함께 달리다 보니 가족간에 시시콜콜한 앙금이나 갈등이 싹 풀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혼인 임성수(林星秀·36·여·경기 의정부시 가능동)씨는 “아줌마는 흔히 주부를 비하하는 말로 쓰이기도 하지만 아줌마야말로 가정과 사회를 떠받치는 주역”이라며 “아줌마가 건강해야 가정과 사회도 건강하다”고 말했다.
여성신문사 이계경(李啓卿·50) 사장은 “주부들은 가족의 건강만 챙기지 막상 자신의 몸을 돌보는 경우는 드물다”며 “아줌마의 건강을 지키고 가족간의 따뜻한 정을 재삼 확인해보자는 뜻에서 대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여성신문사는 이날 ‘1m에 10원’ 운동으로 모금한 돈과 행사 수익금 전액을 취업 희망 주부들을 위한 취업교육기금으로 쓴다. 35분30초의 기록으로 10㎞ 부문에서 우승한 문기숙(文基淑·44·대전 서구 둔산동) 주부는 “주부 취업기금을 조성하는 데 한몫하고 싶다”며 우승상금 100만원 중 50만원을 즉석에서 기부하기도 했다.
<현기득기자>rati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