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발표된 예비 지수는 유동 주식수 기반으로 산정방식이 완전히 바뀌기 전에 이뤄진 잠정적인 변경으로 당분간은 시가총액을 기반으로 한 스탠더드 지수와 함께 사용된다. 11월30부터는 바뀐 편입비중을 50% 적용하고 내년 5월30일부터는 100% 적용하도록 돼 있어 각국 펀드들은 이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게 된다.
발표내용만으로 볼 때 아직 국내시장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지표로 삼는 ‘이머징마켓프리인덱스(EMF)’에서 한국의 투자비중은 11.5%에서 14.8%로 3.3%포인트 높아졌지만 글로벌펀드가 지표로 삼는 ‘올더컨트리월드인덱스(ACWI)’에서는 한국의 비중이 5.0%에서 3.1%로 2.9%포인트 줄었기 때문이다. 이머징마켓 안에서 포트폴리오를 짜는 투자자들은 한국의 투자비중을 높이겠지만 전세계 주식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투자자들은 오히려 한국의 투자비중을 줄이게 된다는 결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이 지수에 편입된 종목과 비중이 늘어난 종목은 새로운 호재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당장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꾸준하게 유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1일 증시에서는 해당 종목의 주가는 강한 오름세를 보였다. 편입비중이 23.954%에서 26.609%로 확대, MSCI지수 산정방식 변경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삼성전자와 7.830%에서 9.128%로 늘어나는 포항제철에는 연일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포철은 6일 연속 신고가를 기록하며 대장주로 떠오르고 있다. 신규 편입 종목중에는 기아차(1.601%)가 8.25%나 급등, 최근 3일간 20% 가까운 상승세를 기록했고 아시아나항공(0.140%)은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하는 저력을 보였다. 굿모닝증권과 현대중공업, 국민은행 등도 지수산정 방식 변경의 대표적 수혜주.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이들 종목의 주가 오름세가 단기테마 형성을 통한 머니게임의 성격이 강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현대증권 오현석 선임연구원은 “MSCI지수는 주로 보수적 성격이 강한 펀드들이 벤치마크로 활용하기 때문에 실제 적용에 앞서 비용을 감당하면서까지 포트폴리오를 변경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강조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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