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대우차 해법 '3인 3색'

  • 입력 2001년 5월 22일 00시 53분


‘대우자동차, 어디로 가야하나?’

인천지역의 올 1·4분기(1∼3월) 제조업생산률은 지난해 4·4분기에 비해 18.7%나 감소해 전국 7대 도시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대우자동차 구조조정의 여파가 ‘경제 수치’상으로도 뚜렷히 나타나고 있으며 지역에서의 ‘체감지수’는 더 심각하다.

인천 부평지역 부동산중개인들은 “음식점 유흥가 등 부평공장 주변의 상가는 이미 ‘죽었다’. 권리금을 대폭 낮춘 상점의 매물이 평소보다 2배 이상 쏟아져 나오지만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아우성이다. 대우자동차 협력업체들이 몰려 있는 남동공단의 매출실적도 바닥세를 면치 못해 하청업체 사장들이 울상이다.

대우자동차가 살아야 인천경제도 ‘녹색등’이 켜지지만 아직 ‘회생의 출구’는 보이지 않고 있다. 법정관리절차에 따라 다음달 15일까지 회사정리 계획안을 확정해야 하는 마감시한을 앞두고 대우자동차 소생방안에 대한 논의가 무성하다.

▽해외매각론〓1992년까지 합작 파트너였던 제너럴 모터스(GM)가 본격적인 협상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전직 노조위원장과 현직 대의원 등으로 구성된 ‘대우자동차 정상화추진위원회’가 해외매각에 긍정론을 펴고 있다. 이들은 “설문조사 결과 부평공장내 직원의 58%가 ‘GM매각’에 찬성하고 있다”며 고용보장, 부평공장 유지 등을 매각협상의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부평공장 직원 허모씨는 “6000억원 이상 소요되는 신차 개발이나 눈덩이처럼 쌓인 부채를 청산하기 위한 현실적 방안은 해외매각 뿐”이라고 말했다.

▽공격적 경영론〓대우자동차 노조집행부는 “GM으로의 해외매각은 부평공장 제외를 전제조건으로 하는 것”이라며 “해외매각은 국내 하청업체는 물론 지역경제의 몰락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노조는 △공장가동률을 최대화해 생산원가를 낮추고 △마케팅전략의 활성화 △퇴직금을 담보로한 신차 개발 등을 ‘공장 정상화’를 위한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대우차 노조 최종학 대변인은 “24시간 가동체제가 아닌 주 4∼5일 주간근무만하는 현재의 부평공장 가동률은 ‘링거’로 살아가는 환자와 다름없다”며 “정부과 채권단이 해외매각만을 염두에 두고 있어 정상적인 경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선 정상화, 후 매각론〓학계 일부에서는 “대우자동차를 먼저 회생시킨 뒤 해외매각이나 국민기업 전환 등을 검토해야 한다”며 대우자동차의 가치를 최대화한 뒤 매각협상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가톨릭대 사회과학부 조돈문 교수는 최근 공청회 주제발표를 통해 “GM으로의 매각은 수출감소와 함께 생산감축, 공장폐쇄 등의 가능성이 있다”며 △대우차 정상화 국민기구 결성 △공세적 경영과 판매전략 추진 △신모델과 엔진 개발을 위한 정상적 투자 등을 통해 대우차를 먼저 살릴 것을 제안했다.

<박희제기자>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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