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 신용등급 하락…정치불안이 요인

인도네시아가 압두라만 와히드 대통령의 탄핵 문제를 둘러싸고 정정(政情) 불안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각종 채권의 국제 신용등급마져 낮아져 경제적으로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됐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21일 인도네시아의 장기외화표시채권 등급을 B 마이너스(-)에서 CCC 플러스(+)로, 장기현지통화표시채권 등급을 B에서 B 마이너스(-)로 각각 낮춘다고 발표했다.

S&P는 또 단기국가보증채권과 상급무보증채권은 현재의 C등급을 유지하지만 장기국가보증채권에 대한 신용 전망은 부정적으로 유지키로 했다고 AFP통신이 S&P의 성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S&P는 성명에서 "재정분야의 미흡한 구조조정과 과중한 공공부채, 예산 충당의 불확실성 등을 감안해 신용 등급을 낮췄다"고 밝혔다.

성명은 또 "정치적 불안정과 제도적 취약성 등으로 인해 정책 조정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채권자와의 관계가 악화되고 금융시장이 불안해지고 있으며 이것이 고금리를 연장시켜 결과적으로 정부에 재정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명은 공공 부채와 관련해 "연말까지 국내총생산(GDP)의 약 90% 수준에 달하고 환율 등 여러 변수들에 따라서는 더 늘어날 수 있다"면서 "공공부문의 순 대외부채도 연말까지 경상 계정의 60%에 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P는 이에 따라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경우 채권자가 여러명인 협조융자의 제한적인 지불불능 사태가 초래되거나 최악의 경우 국가부도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진녕기자>jinn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