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뜨겁다]민주 '성명파동' 확산…"집단행동 말려라"

  • 입력 2001년 5월 25일 18시 32분


민주당 두표정
민주당 두표정
24일 초선의원 6명의 성명파동에 이어 25일 일부 재선의원들이 또다시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이면서 여권은 온종일 긴박감에 휩싸였다.

▽재선그룹 움직임〓이날 오전 ‘바른정치모임’ 소속의 재선의원인 신기남(辛基南)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전날 성명을 발표했던 김태홍(金泰弘) 이종걸(李鍾杰) 의원과 ‘4인 모임’을 갖고, 추가 집단행동 여부를 논의했다.

이들은 일단 안동수(安東洙) 전 법무부장관 추천자 문책을 요구한 전날 성명보다 한 단계 수위를 높여 전면적인 당정쇄신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키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바른정치모임 소속의 정세균(丁世均) 김민석(金民錫) 의원 등이 신중론을 펴면서 ‘한다’ ‘안한다’를 놓고 내부 격론이 벌어졌다. 신, 천 의원은 당초 이날 오후 3시경 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여의도 당사 기자실에 나타난 것은 오후 5시10분경이었다. 성명서에는 두 의원 외에 송영길(宋永吉)의원의 서명이 포함돼 있었다.

▽청와대와 당지도부 움직임〓청와대의 한광옥(韓光玉) 비서실장과 남궁진(南宮鎭) 정무수석은 이날 신, 천 의원 등과 계속 전화통화를 갖고 “충정을 이해하지만 시기가 좋지 않다”고 집단행동을 만류했다.

중국 방문 일정을 취소한 박상규(朴尙奎) 사무총장도 동분서주하면서 “입에 쓴 약이 몸에 좋은 법이지만, 몸이 허약해진 환자에게 너무 독한 약을 쓰면 회복이 어렵다”며 초 재선의원들에게 신중한 처신을 당부했다.

▽다른 개혁성향 의원들 반응〓지난해 ‘초선의원 13인 모임’을 주도했던 이재정(李在禎) 의원은 “지금은 당 대표가 누구냐가 문제가 아니다. 당을 위하는 것이 우리 자신을 위하는 길이다”며 집단행동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재야출신 의원 26명이 참여하고 있는 ‘열린정치포럼’의 장영달(張永達) 의원은 “당 쇄신 요구는 의원총회나 당 공식통로를 통해 얘기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더이상 대통령의 권위가 손상되는 일이 없도록 지도부가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소장파와 중진의 혼합모임인 ‘여의도정담’의 조순형(趙舜衡) 의원은 “각자가 이러저러한 모임을 통해 의견을 개진해 나가는 것 외에 별도로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도 “당 지도부는 당 쇄신 요구를 대통령에게 건의해서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국민정치연구회’를 주도하고 있는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은 “당 쇄신 요구의 충정은 이해하나 당이 어려운 만큼 분열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윤영찬·박성원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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