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대회 지역분열 극복 계기로"

  • 입력 2001년 5월 28일 18시 39분


“스포츠는 참가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하지만, 2002월드컵은 다르다. 월드컵 성적이 국민의 사기와 국가 위신에 지대한 영향을 꼭 미치는 만큼 성과가 있어야 한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8일 서울 파이낸스센터에 있는 2002월드컵 축구대회 조직위원회를 방문해 정몽준(鄭夢準) 이연택(李衍澤) 공동위원장, 고건(高建) 서울시장 등으로부터 월드컵 준비 상황을 보고받고 이렇게 당부했다.

김 대통령은 “다른 모든 것이 잘 되더라도 경기 성적이 나쁘면 국민에게 실망을 주게 되지만 설사 월드컵 개최가 미흡했더라도 훌륭한 성적을 거두면 국민은 다시없는 기쁨을 느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스페인이 82년 월드컵 개최 이후 ‘시골국가’에서 관광대국으로 부상한 것은 물론, 지방분열을 극복하고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었다고 설명하면서 2002월드컵을 계기로 우리도 △경제도약과 지역분열 극복, 국가 이미지 개선의 계기를 마련하고 △지방자치단체들의 발전상을 보여주며 △한일 공동개최의 정신에 맞게 차질 없는 경기운영 능력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조직위 방문을 마치고 나오다 건물 1층에서 기다리고 있던 ‘붉은 악마’ 응원단 대표들로부터 응원복을 선물로 받았다.

붉은 악마의 한홍구 대표가 “대통령께서 직접 뛰지는 않지만 12번째 선수라는 뜻에서 12번이 새겨진 응원복을 준비했다”고 하자 김대통령은 “악마라고 하더니 하나도 안 무섭게 생겼네요”라고 말해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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