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뜨겁다/정풍파문 민주당 워크숍]"이판국에 호화여행" 김대표 성토

  • 입력 2001년 6월 1일 00시 17분


의원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장성원 의원 등의 기조발제를 듣고 있다.
의원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장성원 의원 등의 기조발제를 듣고 있다.
31일 오후 4시부터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 워크숍은 예상보다 차분하게 진행됐다.

○…기조 발제는 중진들의 입장을 대변한 장성원(張誠源) 의원, 소장파 중 성명 참여파 대표로 신기남(辛基南) 의원, 소장파 중 성명 비참여파 대표로 김민석(金民錫) 의원 등 3명이 했다.

신 의원은 발제에 앞서 “문제제기 방식이 당에 걱정을 끼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장 의원은 “이 시점에서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전제하고 “성명 그룹도 충고를 겸허히 받아들이라”고 당부했다.

○…오후 5시부터 4개조로 나눠 이뤄진 분반토의는 각 반의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

정동영(鄭東泳) 최고위원 등 성명파 의원 등이 많은 3반에서는 ‘청와대 인적 쇄신’ ‘비선라인 제거’ 등의 주장이 거침없이 제기됐다. 김옥두(金玉斗) 박광태(朴光泰) 의원 등 동교동계 의원들이 많은 2반에서는 성명파 의원들을 정면 비판한 김덕배(金德培) 의원과 반론을 편 송영길(宋永吉)의원 간에 한때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자유토론에서는 의원들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면서 분반토의 때보다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첫 발언자로 나선 이윤수(李允洙) 의원은 “이 판국에 무슨 그런 호화 여행이냐”며 김중권(金重權) 대표의 중국 방문을 비난했다. 김 대표를 성토하는 이 의원의 격앙된 목소리가 봉쇄된 출입문 밖으로 새나오자 진행 요원들은 급히 마이크의 볼륨을 낮추기도 했다.

이협(李協) 총재비서실장은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결의문을 발표하자고 유도했으나 일부 의원들이 “내일 대통령에게 건의문이 갈 텐데 무슨 결의문이냐”고 반발해 결국 결의문 채택은 무산됐다.

○…이날 워크숍에선 ‘정풍(整風) 운동’ 파문의 와중에서 악연을 맺은 의원들 간의 ‘어색한 만남’이 이어졌다.

대통령 면담 성사 여부를 놓고 거짓말 공방을 벌였던 정균환(鄭均桓) 총재특보단장과 정동영 최고위원은 워크숍 직전 리셉션장에서 우연히 만났다. 기자들이 “화해했느냐”고 묻자 정 최고위원은 뭔가 말을 하려 했으나 정 단장은 굳은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

김 대표 퇴진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던 이윤수 의원도 워크숍 직전 회의장 입구에서 김 대표와 마주치자 “미안합니다”라고 말을 건넸고 김 대표는 “괜찮습니다”라고 받았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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