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역시 시민들의 참여율이 저조한 것이 못마땅하다는 투다. 동아일보도 5월 31일자 A27면 ‘차 10대중 3∼4대는 짝수’에서 시민들의 참여가 적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문제를 시민의식 부재나 관계당국의 홍보와 계도 부족에서 찾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시민들이 냉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분석했더라면 한층 나았을 것이다.
5월 31일자 A1면에 행시출신 30대 공무원을 설문 조사한 심층리포트는 신선했다. 공무원의 ‘가장 큰 업무장애는 정치권’이라는 머리기사는 엄청난 적자를 초래하고 국민에게 큰 혼란과 아픔을 준 의료보험 재정파탄의 책임을 공무원에게 전가하는 정치권을 질타하는 것 같아 통쾌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나라가 잘못된 책임을 정치권과 이해 당사자들에게만 돌리고 직장을 옮기거나 이민을 가겠다는 젊은 공무원들의 태도와 ‘유능한 공무원을 유치할 수 있는 유일한 인센티브는 국비유학’이라는 관계자 코멘트로 기사를 마무리한 것은 허탈감을 느끼게 했다.
생명윤리기본법 관련보도는 특히 아쉬웠다. 이해 당사자간에 벌어지는 치열한 논쟁이 아니더라도 배아연구, 인간복제, 유전자변형, 유전정보, 생명특허와 같은 문제는 다음 세대에까지 영향을 미칠 사안들이다. 그럼에도 이와 관련한 보도는 간헐적이고 국민의 관심을 끌어내지 못했다.
동아일보는 이 문제와 관련해 5월 28일자 A2면 ‘재계의 배아복제 허용건의’, 5월 30일자 A29면 ‘동물복제 실패는 분화방해 분자 탓’, 5월 29일자 A15면 ‘아이비리그 미모 여대생 난자 팔러 서부로’, 같은 날 A7면 ‘난치병 환자보다 인간배아가 더 소중한가’라는 독자의 편지 등을 게재했다. 이 같은 보도는 이 문제가 과학자, 종교계, 재계, 불치병 환자에게만 국한된 것으로 비쳐지게 한다. 그런 점에서 5월 26일자 A6면 ‘횡설수설’의 ‘과학과 윤리’에서 생명복제뿐만 아니라 유전자변형식품, 환경오염, 정보사회의 사생활 보호 등 새롭게 제기되는 문제들이 개인의 가치관과 관련돼 있고, 국민적 합의가 중요하다고 지적한 것은 적절했다.
배아연구나 유전자조작, 생명특허와 같은 문제는 사회 구성원의 광범위한 합의와 지지가 절대적이다. 문제는 이 사안이 전문적인 과학의 영역으로만 다루어져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여기에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주장들이 존재하고 있어 판단을 흐리게 한다. 절충하는 합의점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언론의 지속적인 관심이 중요하다.
김 소 연(환경정의시민연대 아동환경센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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