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서는 그를 사람들에게 알린 D화장품 광고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한다. 광고 제작진은 촬영 중 보통 여성을 능가하는 하리수의 몸매에 감탄하고, 일부에서는 그가 자신의 상품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원래 여자였는데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수군대기도 한다. 소문의 진상을 묻는 취재진에게 그는 머뭇거리다 무언가를 보여준다.
2편 이후에는 성전환 수술 전 그의 학교 이야기와 부모님과의 관계 등이 소개된다. 바쁜 틈을 쪼개 학교 동창을 만난 하리수. 그의 동창은 전부 남자 뿐이다. 하지만 하리수가 학교 다닐 때부터 워낙 여성스러웠던 탓인지 동창들은 그의 모습에 그리 놀래지 않는다.
사실 그에게도 사랑하던 ‘남자’가 있었다. 둘은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였지만, 그들에게 우리 사회의 편견은 너무 높았고 결국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리수는 그 이후 ‘선배’ 트랜스 젠더에게 여러 가지 인생 자문을 구하고 있다.
하리수는 성전환 수술 후 부모님과의 관계가 가장 어려웠다고 한다. 아버지는 최근까지도 집안의 2대 독자를 아직 ‘딸’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런 그는 지난 어버이날 어렵사리 부모님과의 저녁 식사를 마련했고, 아버지는 “누구보다 불쌍한 사람은 바로 이수(하리수)”라며 자식의 운명을 안타까워했다.
연출을 맡은 ‘리스프로’의 장기하 PD는 “부모님과의 만남 이후 하리수는 조카 돌잔치나 친척 결혼식 등에도 참석한다”면서 “가족과 친척들은 이제 어렵게나마 그의 성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