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 고성수(高晟洙) 연구위원은 2일 열린 ‘부실채권 정리시장의 활성화 방안’ 세미나를 통해 “금융권의 총여신 중 무수익 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 98년말 10.4%에서 작년말 8.1%로 하락하는 데 그쳤다”며 “현재 금융권의 총 여신은 621조4000억원이며 이중 부실채권은 50조20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 자산관리공사가 매입한 부실채권 중 일부가 금융사로 환매될 것으로 예상돼 금융권의 부실채권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이처럼 부실채권이 많은 이유는 △자산건전성 분류가 강화되고 △대우그룹이 파산하는 등의 경제여건 변화뿐만 아니라 금융권이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시장을 만들려고 노력하지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됐다.
고연구위원은 “금융기관이 기업구조조정투자회사(CRV), 해외 투자전문기관 등에 부실자산을 쉽게 매각할 수 있도록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부동산 관련 유가증권 시장을 활성화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부실채권 중 부동산 담보물이 22조5000억원(44.8%)에 이르는 만큼 부동산금융의 활성화가 부실채권 정리의 관건이라는 것. 특히 2차적으로 리츠제도에 저당권형 리츠 등 선진적 기법을 도입하면 자산매각 속도는 더욱더 빨라질 것으로 예측됐다.
고연구위원은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시기에는 기업, 금융회사의 보유자산을 쉽게 매각할 수 있는 경로가 필요하다”며 “부동산처럼 직접 유통시장의 형성이 어려운 자산에 대해서는 간접투자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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