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이노우에 신작 '리얼'

  • 입력 2001년 6월 3일 19시 20분


◇'슬램덩크'서 보여준 사나이들의 향취 그대로

농구만화 ‘슬램 덩크’의 작가 이노우에 다케히코는 ‘사나이 만화’가 뭔지 보여주는 작가다. 지난달말 나온 그의 신작 ‘리얼’ 1권 역시 ‘슬램덩크’에서 보여준 사나이들의 향취가 짙게 풍겨난다.

사나이 만화는 좌절과 절망을 딛고 끝내 승리하는 기본 줄거리에다 사나이들 사이의 치열한 경쟁과 진한 우정을 쓱쓱 비벼넣는 것이 특징이다. 거기에다 상황과 스토리 전개에서 남성 특유의 힘을 과시하는 약간의 과장이 필수.

‘리얼’은 휠체어 농구 선수들의 이야기를 사나이 만화의 구도에 충실하게 맞췄다.

고교 농구 선수인 ‘노미야 토모미’는 오토바이 사고로 같이 탄 여학생이 불구가 되자 학교를 그만둔다. 학교에 대한 미련은 없지만 농구를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노미야는 괴로워한다. 이 때 우연히 한 쪽 다리를 잃은 채 휠체어 농구를 하는 ‘토가와 키요하루’를 만나게 되면서 두 사람은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친해진다.

둘은 팀을 이뤄 길거리 농구를 하며 승승장구하다가 어느날 호주에 유학 중인 휠체어 농구선수 ‘미즈루 나가오’에게 처참하게 패한다. 이로 인해 두 사람은 또다시 한계를 실감하고 방황하게 된다. 한편 서고 농구부의 주장이며 여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던 ‘타카하시’는 어느날 우연히 트럭에 치이는 사고를 당한 후 하반신 불수 판정을 받는다.

1권에서는 휠체어 농구팀원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주로 다뤘다. 작가가 데뷰 초기 순정만화를 그려서인지 특유의 섬세한 심리 묘사가 가슴에 다가온다.

슬램덩크 이후 그의 농구만화를 기대하던 독자들에겐 기쁜 소식이 될만한 작품이다. 4000원, 대원씨아이.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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