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통신은 이라크 석유부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라크가 4일 오전 8시(현지시간)부터 석유 수출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날 아시아 원유 선물시장에서 7월 인도분 경질유 가격이 지난주 종가보다 배럴당 44센트가 오른 28.37달러에 거래되는 등 이라크의 수출 중단결정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앞서 아므르 라시드 이라크 석유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식량-석유 교환 프로그램’에 따른 석유 수출 승인기간을 6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한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4일부터 최소한 한 달간 석유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했었다. 그러나 이라크는 터키와 요르단에 대해 육로를 통한 석유 공급은 계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5일부터 이틀간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총회를 열고 이라크의 석유 수출 중단에 따른 파장을 검토하고 유가 급등을 막기 위한 증산 여부 결정 등 대응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외신들이 4일 전했다.
OPEC 회원국들은 총회에 앞서 증산을 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으나 이라크의 수출 중단 결정에 따라 증산에 합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OPEC 의장인 차킵 케릴 알제리 석유장관(사진)은 3일 빈에서 “이라크가 석유 수출을 중단하면 OPEC는 시장 수요를 맞추기 위해 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석유전문가들은 증산의 기준이 되는 OPEC 기준유가가 현재 26달러선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회원국들이 좀더 추이를 지켜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OPEC는 기준 유가가 10일 연속 28달러를 넘을 경우 증산한다는 유가밴드제를 시행 중이다.
하지만 이라크가 안보리 결정이 원상회복되기 전에는 수출을 재개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수출 중단이 지속될 경우 유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는 세계 석유시장의 5%인 하루 220만배럴을 생산해 왔다. OPEC는 3월부터 산유량을 4% 줄여 하루 2420만배럴을 공급하고 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