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덕 사채업자 무더기 적발…임신부도 협박

  • 입력 2001년 6월 4일 18시 53분


만삭의 임신부에게 “뱃속의 아이와 함께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등 채무자에게 폭력을 행사해온 사채업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는 99년 7월 200만원을 빌려준 뒤 1년에 걸쳐 원금 및 이자로 650만원을 받아내고도 지급기일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만삭의 임신부를 협박해 400만원의 지불각서를 추가로 작성하게 한 사채업자 이모씨(35·여·서울 중랑구 상봉동)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발부 받아 4일 수배했다.

또 다른 사채업자 손모씨(46·여·서울 광진구 구의동) 등 2명은 지난달 26일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지난달 21일 채무자인 마모씨(37·주부·서울 도봉구 미아동)에게 “돈을 안주면 뱃속에 든 아이와 함께 죽이겠다”고 협박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또 동업자금 명목으로 빌려준 3억2000만원을 받지 못하자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두 차례에 걸쳐 5억원과 7억5000만원의 지불각서를 강제로 작성하게 한 정모씨(40·건설업자·서울 구로구 오류동)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1일 구속했다.

한편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4일 채무자의 딸(22)을 납치해 돈을 요구한 박모씨(44)와 전모씨(28·여)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96년 홍모씨(52)가 의류업을 하는 과정에서 부도를 낸 6000만원을 받기 위해 3일 오후 홍씨의 딸을 납치해 1억원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창원기자·부산〓석동빈기자>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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