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삼성車손실 계열사에 떠넘기면 소액주주訴＂

삼성계열사들이 삼성자동차의 손실을 부담해선 안된다며 소송을 제기했던 참여연대가 이 소송을 취하했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차 채권단은 삼성그룹측에 채무부담에 관한 재협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삼성측은 계열사들의 추가 부담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참여연대는 이날 삼성자동차의 손실부담과 관련, ‘삼성계열사들이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의 개인재산을 보전하기 위해 채권단과 손실부담에 자발적으로 합의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제재를 가하겠다는 채권단의 강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열사들이 책임지기로 합의했다’며 합의서 이행을 거부하고 있는 삼성측의 주장을 뒤집는 것.

▽계열사가 손실 보전, 삼성측이 먼저 제안〓참여연대는 이날 금융감독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에 제출된 채권단의 문서를 통해 삼성차 손실 분담에 대한 채권단과 삼성 계열사간의 합의는 삼성구조조정본부의 적극적인 요구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삼성그룹 31개 계열사는 99년 8월24일 이 회장이 삼성차 채권단 손실 보전용으로 출연한 삼성생명 주식 400만주가 2조4500억원에 미달할 경우 그 차액을 후순위채 매입 등의 방법으로 메워주기로 합의한 바 있다.

참여연대는 삼성구조조정본부의 윤종용 삼성전자부회장 등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고 만약 삼성의 상장 계열사가 손실을 분담할 경우 소액주주소송도 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차, 부채처리 빨라질까〓채권단은 참여연대측의 주장에 고무된 표정. 채권단은 “삼성측이 지금까지 ‘참여연대와의 소송이 진행중이고 합의서가 채권단 강압에 의해 작성돼 원인무효여서 협상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펴왔으나 소송은 취하됐고 강압부분은 사실과 다름이 확인됐다”며 삼성에 협상재개를 요구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삼성그룹측은 “채권단이 초기엔 이 회장에게 책임을 물었지만 이 회장이 주식을 내놓고 난 뒤엔 계열사 대출금을 회수하겠다고 협박했다”며 “만약 이 같은 위협이 없었다면 설혹 구조조정본부가 요구한다고 해서 계열사들이 합의서에 서명했겠느냐”고 반박했다. 강압에 의한 합의가 분명하다는 주장이다.

<이나연·이훈기자>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