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출판사인 후소샤(扶桑社)는 요미우리 마이니치 산케이신문 등에 전면광고를 게재했다. 광고내용은 이렇다. “오늘 발매. 지금 화제의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꼭 제1장부터 시대순으로 읽어주십시오. 당신은 처음으로 일본을 주인공으로 한 하나의 작은 이야기를 즐길 수 있습니다. 이런 교과서가 과거에 있었습니까.”
일본 최대의 서점인 도쿄(東京) 신주쿠(新宿)의 기노구니야(紀伊國屋)나 간다(神田)의 산세이도(三省堂)본점은 이 책만을 진열한 코너를 따로 만들 정도로 신경을 쓰고 있다.
후소샤측은 “한국이나 중국, 일부 매스컴으로부터 일방적으로 비판을 받았지만 해명할 기회가 없었다”면서 “국민으로부터 직접 평가를 받기 위해 시판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원래 기존 교과서를 ‘자학사관’이라고 일방적으로 매도해온 사람들이 바로 이 책의 집필자들이기 때문이다. 기존교과서들은 이들을 비판한 적도 없다.
그런데도 이들은 본인들이 피해자라고 주장한다. 진정한 피해자는 이 교과서로 인해 민족적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한국이나 중국이라는 사실은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이 책의 출판판매금지 가처분신청을 낸 민주당 함승희(咸承熙) 의원 등이 마침 이날 도쿄지법에서 후소샤측 변호사 3명과 만났다. 함 의원이 “문부과학성이 한국정부의 수정요구를 검토하고 있는 도중에 교과서를 시판하는 것은 한일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항의하자 후소샤측은 “문서로 요구하면 답변을 하겠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결국 책을 팔기 시작함으로써 한국의 수정요구에 응할 의사가 없음을 확실히 보여준 셈이다.
심규선<도쿄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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