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인 6일 서울 둔촌동 서울보훈병원을 찾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뇌경색으로 입원 중인 김승곤(金勝坤) 전 광복회장으로부터 이런 격려의 말을 듣고 모처럼 얼굴에 웃음기가 돌았다.
김 대통령은 “선생님을 격려하고 인사하러 왔는데 오히려 저를 격려해 주시니 거꾸로 됐습니다”라며 고마워했고 두 사람의 대화로 병실 분위기는 한결 화기가 넘쳤다.
김 대통령은 대장암으로 입원한 이강훈(李康勳) 전 광복회장의 병실에서는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이 전 회장을 위해 노트에 ‘건강에 특별히 유의하셔서 선생님의 소원이신 남북관계 개선과 통일에의 굳건한 길 닦음을 지켜보십시오. 옥체 보전하십시오’라는 글을 적어 보여주기도 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병원 8층의 3개 병실을 차례로 돌며 입원 중인 애국지사와 6·25전쟁 전상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갖고 건강을 되찾기 바란다”고 위로했다.
김 대통령은 특히 뇌경색으로 전신이 마비된 한 유공자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자 큰 소리로 “제가 대통령입니다”라고 외치기도 했으나 끝내 별 반응이 없자 안타까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