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양승규·梁承圭)는 당시 장 선생과 함께 약사봉을 등반해 유일하게 사고현장을 목격했던 K씨에 대한 수 차례의 조사 등을 통해 장 선생이 타살됐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일부 정황과 단서를 확보했다고 7일 밝혔다.
특히 K씨는 지난달 31일 장 선생이 실족사한 곳으로 알려진 암벽지점 등에 대한 현장조사에서 “일반인이 맨몸으로 접근하기 힘들다”는 점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K씨는 그동안 “당시 장준하 선생이 등산로에서 벗어나 추락지점 쪽으로 내려가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진술해 왔다.
진상규명위는 그동안 장 선생의 실족사 지점에 대한 항공사진 촬영과 판독, 현장 모의실험 등을 통해 실족사의 개연성에 대해 조사해 왔다. 또 사건 당시 최초로 수사를 맡았던 의정부지청 S검사(현재 변호사) 등을 재조사하기도 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K씨가 장 선생의 의문사 원인을 밝혀줄 가장 중요한 인물인 만큼 그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경위 등을 조사중”이라며 “앞으로 수개월간 더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 선생의 죽음이 타살로 결론이 나더라도 그 배후까지 밝히는 데는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라는 게 위원회측의 설명이다.
장준하 선생은 1953년 사상계를 창간해 편집장을 지냈고 5·16후 박정희(朴正熙) 정권에 대한 반독재투쟁을 벌이다 옥살이를 반복한 대표적인 재야인사이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