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사에서 서울 남부 북부 서부 의정부지청장에는 홍석조(洪錫肇·18회), 홍경식(洪景植·〃), 고영주(高永宙·〃), 신언용(申彦茸·〃)씨가 각각 전보됐다. 또 서울지검 2차장에는 임채진(林采珍·19회), 3차장에는 박상길(朴相吉·〃)씨가 각각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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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관계자는 “종전의 전진 인사 대신 전진 및 순환 인사를 병행해 사시 23회 출신 전후의 중견 간부들이 일선에서 활동할 기회를 골고루 부여했다”고 말했다.
<신석호기자>kyle@donga.com
▼"지역안배 고심" 평가▼
“꽤 고심한 것 같다. 그런데….”
7일 단행된 검찰 중견간부 인사에 대해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렇게 말했다. 이 변호사는 평소 검찰에 대한 평가에 인색한 ‘반골’ 성향의 인물. 이번 인사에는 ‘반골’ 법조인이 이런 말을 할 정도로 법무부와 검찰 수뇌부가 고뇌한 흔적이 나타났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특징은 ‘호남 출신의 요직 독점’이 상당 부분 불식됐다는 점. 검사장 승진 ‘0 순위’로 꼽히는 서울지검 산하 5개 지청장과 서울지검 수사를 지휘하는 1∼3차장 등 이번 인사의 최고 요직으로 꼽히는 8자리에 호남 출신은 2명(임승관 동부지청장, 신언용 의정부지청장)만 끼였다. 나머지 지청장과 차장 자리는 검찰 안팎에서 대부분 고개를 끄덕일 만한 인물이 차지했다. 한 중견간부는 “인사의 예측 가능성이 회복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 아래 실무 요직인 서울지검 특수부와 대검 중수부 과장, 법무부 검찰국 과장 등도 이전의 근무경력과 보직, 출신지역 등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적절한 인사가 이뤄졌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부장급 검사 가운데 최고 요직으로 꼽히는 서울지검 특수1부장과 대검 중수부 1과장, 법무부 검찰1과장을 모두 호남출신이 차지한 것이 ‘옥(玉)에 티’로 지적되기도 한다.
관심을 모았던 사법연수원 13기(사법시험 23회, 81년 합격) 출신들의 ‘전진 배치’도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사시 300명 합격’ 첫 세대로 검찰에만 60여명이 남아있다. 그 이전에는 사시합격자가 150명 안팎이었다. 이들은 서울지검 본청의 24개 부장 자리 가운데 18개를 차지했다. 특히 선배 기수인 12기를 제치고 특수 1∼3부장을 ‘싹쓸이’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지방 고검 등으로 가기도 했는데 검찰 내부에서는 이를 두고 “13기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시작됐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조직의 안정’ 측면에서는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한다. 서울고검의 경우 연수원 8기 부장 밑에 7기 선배와 8기 동기들을 배치한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 일부에서는 “너무 비정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번 인사에는 ‘진통’도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과 법무부 등에서 마련한 인사 초안이 서로 차이가 많아 인사 직전인 6일 밤늦게까지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 등이 의견을 조절했고 이에 따라 주요 보직이 막판에 변경되기도 했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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