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 조짐＂vs＂한국경제 밝다＂

한국경제를 보는 외국 언론들의 시각이 낙관론과 신중론으로 엇갈리고 있다.

7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외신들의 한국경제 진단 및 전망을 분석한 결과 일부는 경기회복에 대한 지나친 기대에 경고음을 보냈으며 일부는 낙관적인 평가를 내렸다.

블룸버그통신은 5월29일자 보도에서 “한국의 4월 수출은 15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산업생산은 4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는데 이는 한국경제가 다시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6월1일자에서 “올 하반기에 회사채 만기가 집중 도래하면서 한국경제를 거의 정체상태로 몰고 갔던 지난해 말과 비슷한 유동성 부족사태가 재발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가장 어려운 시기는 21조원 어치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올 10∼12월이 될 것”이라면서 “한국경제가 앞으로 수개월 동안 더 둔화되거나 대기업 부도 같은 외부충격이 있을 경우 금융기관들은 만기를 연장해주기가 어렵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5월24일자)은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을 시기상조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한국 정부가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팀에 하이닉스반도체와 현대건설의 구조조정, 대우차 매각, 서울은행 민영화 등의 긍정적인 신호들에 주목할 것을 요청했으나 무디스의 토머스 바이런 수석애널리스트는 ‘이는 아직 실현된 일들이 아니므로 현재로서는 아무런 성과가 없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아시아위크(6월1일자)는 ‘험난한 한국의 경제개혁 여정’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장기적으로 보면 한국의 경제전망은 예상외로 낙관적”이라며 “이는 지금까지 진행된 개혁이 비록 제한적이긴 해도 예전의 관행에서 많이 벗어났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온라인뉴스매체인 다우존스(5월29일)도 “한국경제를 비관적으로 보던 JP모건 등 여러 투자기관들의 시각이 최근 낙관적으로 바뀌었다”고 보도했으며 같은 달 31일에는 “하이닉스의 자본확충에 대한 의구심이 사라지고 있다”는 내용을 전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