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전담 캐디는 목에 철갑을 두른 듯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마치 자신이 부회장이라도 된 듯. 실제로 말하지 않은 것을 보태서 전달하는 일까지 생겼다. 웨이트리스도 마찬가지. 이 회장은 식사 전 식음료에 관한 한 웨이트리스에게 물어보고 답을 들었다. 그러다 보니 이 직원도 자신이 원하는 말을 만들고, 윗사람에게 군림하려는 듯한 엉뚱한 행동까지 했다. 그러나 이들의 이런 행동은 오래 가지 못했다. 어느 날 이를 눈치챈 총지배인이 자신의 목(?)을 걸고 이들을 야단쳐 다시는 힘을 쓰지 못하게 엄벌을 내린 것이다.
안양 골프장에서 플레이할 때 대통령 골프처럼 앞팀을 비워두면 반드시 이회장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볼을 칠 때는 회장이 아니라 한 사람의 플레이어일 뿐”이라고 말했다는 이병철 회장이 직원들의 이런 행동을 알고 있었는지 궁금하다.
<주간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