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가 어둠 속에서 지낸 숫자들이다. LG는 올 시즌 4월 5일 개막 후 63일간, 55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번도 꼴찌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다.
시즌 전 우승후보라던 예상이 무색했고 감독교체의 수난까지 겪었다.
하지만 ‘김성근호’로 돛을 바꿔 새롭게 출발한 LG. 8일 잠실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둠으로써 롯데를 8위로 밀어내고 드디어 탈 꼴찌에 성공했다.
현대 삼성의 1, 2위 싸움보다 더 치열했던 이 경기는 세 차례 역전을 주고받는 명승부였다.
LG가 0-1로 뒤진 3회 말 4안타로 3점을 뽑고 경기를 뒤집자 롯데는 1-4로 뒤진 7회 호세의 역전 3점 홈런을 포함한 6연속 안타로 5득점해 6-4로 앞섰다.
하지만 승부는 끝까지 알 수 없는 법. LG 양준혁은 5-6으로 뒤진 8회 말 1사 만루에서 우익선상으로 흐르는 3타점 짜리 ‘싹쓸이’ 역전 3루타를 쳐낸 뒤 열광하는 팬들을 향해 두 손을 번쩍 치켜들고 만세를 불렀다. LG의 9-6 승리.
김성근 감독은 지난달 16일 사령탑을 맡은 뒤 21경기에서 12승2무7패(승률 0.583)의 호성적으로 LG를 꼴찌의 수렁에서 건져냈고 8회부터 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쌍둥이의 수호신’ 신윤호는 구원승을 챙기며 시즌 7승(1패3세이브)으로 다승 공동 선두에 나섰다.
롯데 호세는 지난달 29일 대전 한화전 이후 8경기 만에 홈런포를 가동하며 삼성 이승엽(15개)을 제치고 홈런 단독 선두로 나섰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올 시즌 최단시간인 2시간22분 만에 시원스럽게 끝난 수원경기에선 해태가 5-1로 이겨 현대의 5연승을 저지했다.
SK에서 이적한 이동수는 5회 동점 홈런을 터뜨리는 등 호랑이 유니폼을 입은 뒤부터 7경기에서 타율 0.364(22타수 8안타) 4홈런 7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삼성은 인천 SK전에서 3-3인 8회 마해영의 결승 2점포로 역전승을 따내 현대를 반게임차로 제치고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장환수·김상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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