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부터 전통적인 부·과제를 없애고 팀제를 도입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 하지만 왜 팀제를 도입하는지, 팀제로 바꾼 뒤 조직내 효율성이 높아지는지 등에 대해 물어보면 정확히 답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팀제를 도입한 회사에서도 상사에 대한 호칭은 부장 과장을 함께 쓰는 경우가 많다.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이란 책으로 유명한 스티븐 코비는 “왜 팀제인가?”라는 질문에 재미있는 비유를 한다. 그는 ‘리더십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에서 부·과제는 조정경기와, 팀제는 래프팅경기와 각각 비슷하다고 설명한다.
우선 조정경기를 보자. 리더는 맨뒤에 앉아서 노를 젓지 않고 지시만 한다. 경기장은 잔잔한 호수이며 우승의 조건은 ‘얼마나 빠르냐’이다. 조원의 시선은 리더에 고정돼 지시만 기다린다. 조정의 리더는 관리자에 가깝다.
반면 래프팅은 항상 변화하는 급류 속에서 경기한다. 리더의 위치는 정해져 있지 않고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리더는 같이 노를 저으며 역할을 나눠 가진다. 언제 배가 뒤집힐지 모르는 급박한 환경이다.
따라서 우승조건에서도 속도보다는 ‘살아남느냐’가 더 중요하다. 조원의 시선은 리더에만 고정된 것이 아니라 각자 처한 환경을 동시에 보면서 닥쳐오는 여건변화에 스스로 판단해 대응한다. 리더의 역할은 조원들의 판단을 도와 배의 전복을 막으면서 빨리 목적지까지 가는 것.
코비씨는 “조정경기에선 매니저(관리자), 래프팅에선 리더(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부·과제와 팀제 중 어떤 조직이 우월한지는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다. 각 조직이 처한 상황에 따라 맞는 조직체계를 선택하면 된다.
어떤가? 당신 회사가 처한 상황은 부·과제가 더 맞는가, 팀제가 더 맞는가? 그리고 만약 팀제를 선택했다면 팀제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고 있는가?
<홍찬선기자>h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