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프랑스에 0-5로 대패했던 일본이 2개월반 만에 다시 맞은 프랑스와의 일전을 어떤 전략으로 치르는가는 한국에도 타산지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일본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이날 체력적으로 지친 프랑스가 전반 선취골을 넣고 난 후 느슨한 플레이를 펼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프랑스는 일본이 자랑하는 ‘일자 수비’를 어떻게 뚫을 수 있는지 해답을 제시했다. 예선 리그 내내 위력을 자랑했던 일본의 오프사이드 트랩이 프랑스 앞에선 통하지 않았던 것.
반대로 말해 이날 일본은 프랑스의 전방 공격수와 2선 미드필더들이 수시로 위치를 바꿔가며 빈공간을 침투해 올 때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숱한 위기 상황을 초래했다. 일본 특유의 세밀하고 조직적인 플레이도 상대의 강한 프레싱 앞에서는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었다. 결국 일본은 이날 경기를 통해 유럽 강팀들과 맞부딪쳤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큰 숙제를 안게 됐다.
상황은 한국축구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생각한다. 프랑스 등 유럽의 강팀을 맞아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1 대 1 개인능력이나 전술 운용력을 단기간에 해결할 수는 없는 만큼 ‘약속된 플레이’로 최대한 기동력을 살려야 성과를 볼 수 있다는 게 이날 경기를 본 개인적인 소감이다.
허정무(본보축구칼럼니스트·KBS축구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