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협정은 방사능 누출과 환경파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핵폐기물을 2005년 7월부터 국외로 반출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협정의 주요 내용은 원전의 수명을 32년으로 규정해 단계적으로 수명이 다한 원전을 폐쇄한다는 것.
이 협정은 늦어도 내년 중반까지 연방의회에 넘겨져 확정될 전망이다.
녹색당 소속의 위르겐 트리틴 환경장관은 이날 “이번 협정 서명은 특정 기술의 종식이 아니라 대체에너지 개발 등 대안 창출을 촉진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독일의 원전 폐쇄 계획은 2010년까지 13개의 원전을 새로 건설해 원자력 발전 비중을 높이려는 미국의 에너지 정책과는 대조적인 것으로 구소련 체르노빌 원전의 방사능 누출 사고에 따른 후유증과 핵폐기물 처리를 둘러싼 환경단체의 반발에서 비롯됐다.
또 원자력 발전의 연료인 우라늄 매장량이 전 세계적으로 50년밖에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한정돼 있는 만큼 대체에너지 개발에 전념하자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한몫을 했다.
본 시의 연방정부 환경자연보호 및 핵안전부 청사에서 만난 크리스티안 그라이플 국장은 “원전 폐쇄에 따른 에너지 부족분은 대체에너지 개발과 인근 국가에서 수입하는 전기로 충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이 원전 폐쇄 방침을 굳힌 것은 에너지 절약정책을 통해 전력소비량을 2015년까지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과 대체에너지 개발에 대한 자신감 때문. 대체 에너지원으로는 풍력 조력 지열 태양열 등이 있지만 독일은 특히 풍력 발전에 관심을 쏟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독일의 풍력발전량은 6113㎿로 전세계 풍력발전량(1만4000㎿)의 40%를 차지한다. 현재 풍력 발전의 비중은 1.5%이며 2010년에는 이를 8%로 늘릴 계획이다.
풍력에너지협회 함부르크 지부의 하인즈 오토는 “90년 제정된 ‘신 발전전력 의무매입법’에 따라 국가가 풍력 발전기 소유자에게 일정액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양에너지의 경우 독일 정부는 ‘100만지붕 프로그램’에 따라 각 가정이 태양열 전기를 생산할 경우 kWh당 0.99마르크(약 550원)에 매입하고 있다. 함부르크 시내 알스터 호수에는 태양열로 운항하는 유람선까지 등장했다.
독일 정부는 대체에너지의 비중을 2050년 전체 에너지의 50%까지 늘릴 계획이다.
<본·함부르크〓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