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진단]서울지역 잇단 오존주의보 "외출삼가고 차운행 줄이세요"

  • 입력 2001년 6월 11일 18시 53분


《유례 없는 가뭄과 일찍 찾아온 더위로 수도권 대기에 오존주의보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29일 의정부에서 첫 오존주의보가 발령된 데 이어 수도권에서만 벌써 11차례의 주의보가 내려졌다. 서울에서는 지난해보다 11일 빠른 4일과 10일 3개 지역에 오존주의보가 발령됐다. 전문가들은 “30도를 웃도는 날씨, 턱없이 부족한 강수량 등 현재 오존이 발생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자주 오존주의보가 발령될 것으로 보인다”며 노약자와 어린이의 건강관리에 각별히 신경써 달라고 당부했다.》

▽6월은 ‘오존 시즌’〓오존은 대기 중에 있는 질소산화물 휘발성유기화합물(VOC) 등 1차 오염물질이 기온이 높을 때 태양광선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만들어지는 2차 오염물질이다. 따라서 덥고 일사량이 많은 하절기에 오존발생량이 집중된다.

특히 한국은 비바람이 잦은 7, 8월보다 일사량이 많고 강수량이 적은 6월에 오존오염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서울의 경우 99년에는 6월 한달간 14회, 지난해에는 13회에 이르는 오존주의보가 내려졌다.

기상조건 외에 전문가들은 오존 발생의 주범으로 자동차의 증가를 꼽고 있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에 등록된 차량은 모두 500여만대. 자동차 1대가 1년 동안 내뿜는 오염물질량은 평균 1t 정도이며, 교통체증이 심한 곳(평균시속 17㎞ 이하)에서는 오염물질 배출량이 최고 4배까지 증가한다.

▽오존주의보가 발령되면〓오존농도가 올라가 0.12ppm이면 오존주의보가 발령된다. 호흡기 환자나 노약자, 5세 이하의 어린이는 외출을 삼가고 운전자도 차량 이용을 자제해야 한다.

농도가 0.3ppm, 0.5ppm 이상이면 각각 경보와 중대경보가 발령된다. 경보가 발령되면 자동차의 통행이 제한되고 해당지역의 유치원 학교는 실외학습을 자제해야 한다. 중대경보일 때에는 실외활동과 자동차의 통행이 전면 금지된다.

▽대책은 없나〓일반적으로 오존농도가 0.1ppm 이상으로 올라갈수록 인체 폐기능이 저하되고 농작물의 수확량이 감소하는 등 인적 물적 피해가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오존오염에 대해 대체로 둔감한 편.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오존피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오존경보가 발생할 것에 대비해 자동차 운행 등을 제한하는 조례제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007년까지 오존오염도를 줄이는 특별계획을 세우고 서울과 인천, 경기를 묶는 수도권 대기오염 통합감지시설을 마련하고 있다. 한 지역에서 오존주의보가 내려지면 주변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 건국대 선우영 교수(대기공학)는 “자동차 홀짝제, 낮시간 영업 제한 등 국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정책에는 한계가 있다”며 “배출량 측정에서부터 교통체계 등을 포함하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지완기자>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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