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외교협회 보고서]"대북전력지원 바람직하지 않다"

  • 입력 2001년 6월 12일 18시 31분


《미국 외교안보 분야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외교협회(CFR)는 11일 조지 W 부시 행정부에 한반도 문제의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보고서(요약본)를 발간했다. 제임스 레이니 전 주한미대사 등 코리아 태스크포스가 작성한 이 보고서는 최근 북한과의 대화 재개 의사를 밝힌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 각론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칠 전망이다. 다음은 보고서 요지.》

▽제네바 합의〓미국은 제네바 합의를 준수해야 하며 이를 일방적으로 변경해선 안된다.

북한은 한국에 200만㎾의 전력 제공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제네바 합의에 따른 경수로 건설을 통해 북한에 제공하게 돼 있는 전력과 같은 규모로 이를 별도로 제공하는 것은 제네바 합의의 이행을 저해할 우려가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북한이 과거 핵의혹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조기 사찰을 허용하고 봉인된 폐연료봉의 북한 국외 반출에 협조한다면 미국과 우방은 단기적으로 전력을 제공할 수 있다.

▽미사일〓북한 미사일의 수출 개발 배치 문제 등을 분리, 가장 협상이 쉽고 검증이 용이한 수출 중단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북한이 노동미사일을 검증이 가능하게 해체할 경우 북한 에너지 체계의 재정비와 향상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할 수 있다. 미사일과 전력 지원을 연계시키는 이 방안은 제네바 합의의 개정을 촉진할 수도 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북한이 제안한 약 100기의 노동미사일 동결 등은 미국의 목표에는 미치지 못하나 전례가 없는 제안이므로 계속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재래식 군비〓재래식 군비 감축은 가장 어려운 현안으로 그동안 미국과 한국이 거의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으나 이젠 북-미 대화 또는 남북한과 미국의 3자대화에서 다뤄져야 한다.

윌리엄 페리 전대북정책조정관의 대북정책권고안은 대체로 아직도 유효하며 북한이 군사적 위협을 감축하면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와 경제 지원을 얻을 수 있음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기타〓한미일은 북한의 경제 개혁을 위해 경영 법률 회계 등 전문 인력 육성을 상호주의와 상관없이 지원해야 한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 북한의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IBRD) 아시아개발은행(ADB) 가입을 추진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

미국은 한반도문제를 총괄하는 특별조정관을 민간인 가운데서 임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북한과 차관급 이상의 대화를 즉시 재개해야 한다.

어렵긴 하지만 미국과 우방의 국익 추구 차원에서 대북포용정책보다 나은 대안은 없으며 미국은 이를 진척시켜야 한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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