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보는 파업 상황은 민노총의 주장과 크게 다르다. 노동부는 이날 사업장별로 확인한 결과 68개 사업장 1만5142명이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 가운데 24개 사업장은 일정한 시간에만 집회 등을 갖는 부분파업이었다. 명목상 파업 돌입을 발표했더라도 실제는 근무한 사업장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노사분규가 치열한 곳은 울산지역. 5일 경찰이 농성중인 조합원들을 강제 해산시킨 ㈜효성 울산공장(조합원 1800명)은 여전히 파업중이다. 회사측은 하루 손실액이 2억9000만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고합화학섬유 울산공장(조합원 323명)도 12일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잔업을 거부해 생산 차질액은 200억원에 달했다.
지난달 16일부터 부분 파업중인 전남 여천NCC(조합원 750명)도 조합원들이 공장 조정실을 점거한 채 회사측에 노조 간부에 대한 고소 고발을 취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여천NCC는 여수에 있는 다국적기업인 바스프사에 섬유 원자재를 공급하는 업체라 파업의 여파가 국가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 우려되고 있다. 이 밖에 인천 영창악기(조합원 1302명), 충남 리베라호텔(401명), 경남 대림자동차(419명) 등이 12일 파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부산지하철 노사는 12일 새벽 임금 6.8% 인상에 합의해 노조가 파업을 철회했다. 파업 방침을 밝혔던 전국사회보험노조(조합원 5707명)와 지적공사노조(1440명)도 사측과 교섭을 계속하면서 파업 돌입을 유보했다. 두산중공업(옛 한국중공업·4188명)은 파업을 유보하고 조합원 1000여명이 집회를 갖는데 그쳤다.
<김준석기자>kjs35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