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포커스]광복직후 '남북연석회의'참가자 53년만에 다시 북으로

  • 입력 2001년 6월 13일 18시 46분


광복 직후인 48년 4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제정당 사회단체 연석회의’에 참가했던 신창균(申昌均·93·사진)씨와 유금수(柳錦秀·74·여)씨가 15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6·15공동선언 발표 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53년 만에 북녘 땅을 다시 밟는다.

48년 당시 신씨는 김구(金九) 선생과 함께 한국독립당 대표 8명 중 한 사람으로 평양을 방문했고, 유씨는 남조선노동당 계열의 여성동맹 대표로 연석회의에 참석했다.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명예의장을 맡고 있는 신씨는 “이번 방북길에 당시 남북연석회의의 진행을 맡았던 주영하씨가 살아 있다면 만나보고 싶다”고 말했다.

당시 40세였던 신씨는 평양 모란봉극장에서 당시 36세로 북조선 인민위원회 위원장이었던 고 김일성(金日成) 주석과 남북연석회의 일정을 협의하기 위해 25분간 단독회담을 했는데 그 자리에 주씨가 배석했다고 회고했다. 백발이 성성해진 신씨는 “이번 행사에서는 6·15 남북공동선언을 실천하기 위해 남과 북, 해외동포가 만나 논의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주의민족통일서울연합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유씨는 21세였던 48년 남로당 계열의 여성동맹 대표로 혼자 남북 연석회의에 참석했던 사실을 며칠 전에야 장남에게 털어놓고 금강산에 다녀올 여비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통일연대에서 나온 책자에 48년 회의가 1차면 이번 회의는 2차 남북 연석회의라고 쓴 것을 보고 가슴이 벅찼다”고 말했다. 유씨는 “당시 북측이 연석회의를 위해 40일 만에 모란봉극장을 건축했다는 얘기를 들은 게 기억난다”며 “주석단에 앉았던 김구 선생과 박헌영 홍명희 김규식 조소앙 선생의 모습이 생각난다”고 덧붙였다.

신, 유씨와 함께 민족통일대토론회에 참석할 남측 인사 447명은 14일 금강산관광 쾌속선 설봉호편으로 금강산에 가 본격적인 공동행사 일정에 들어간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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