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교통표지판 바탕색 ＂녹색이냐 청색이냐＂

‘녹색이 맞나 청색이 맞나.’

대구시가 시내 주요 간선도로에 설치된 교통표지판을 대대적으로 교체하면서 표지판 바탕색을 청색에서 녹색으로 변경하자 대구경실련이 13일 문희갑 대구시장을 도로법 위반,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시는 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국제행사에 대비, 도시 미관을 개선한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워 지난 3월부터 지난달까지 28억원의 예산을 들여 시내 도로표지판 280개를 교체하면서 표지판의 바탕색을 청색에서 녹색으로 바꿨다.

▽도로표지판 교체는 불법?〓대구경실련은 대구시가 도로표지판의 바탕색을 바꾼 것은 도로법 제52조 ‘도로표지규칙’을 명백하게 위반한 행위하고 주장한다.경실련은 특히 녹색 표지판은 휘도가 높아 햇빛이 강한 오후나 야간 운전시 오히려 명암이 떨어져 식별이 어렵고 빛의 반사가 심해 운전자들의 안전운행에도 지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경실련 관계자는“도로표지판 바탕색 교체의 비합리성과 불법성을 지적, 이를 즉각 중단 할 것과 문시장의 대시민 사과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구시가 도로표지판 불법 교체와 관련, 건교부의 시정 명령을 받고도 이를 무시한 채 도로판 교체작업을 해왔다”지적,“중요하지도, 긴급하지도 않은 도로표지판의 표지판의 바탕색을 법을 어기면서까지 무리하게 교체한 것은 실무자의 결정으로 볼 수 없어 문시장을 고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로법 제52조의 규정에 의거한 도로표지규칙 제6조는 도시지역의 도로표지판 바탕색은 청색을 사용하고(단 간선도로인 고속국도 일반 국도 및 자동차전용도로는 녹색바탕색 사용) 지방은 도로표지의 바탕색을 녹색으로 사용토록 규정하고 있다.

도시지역 도로표지판의 경우 시설명 교차로명 등 표기내용이 복잡하고 표기문장의 크기도 작은 점을 감안, 판독성을 높이기 위해 흰색글자와 명암대비가 뛰어난 청색 바탕색을 사용토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 입장〓시도 경계구간 지점의 경우 도로표지판 바탕색이 녹색과 청색으로 서로 달라 운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또 도시지역을 관통하는 국도 도로표지판의 경우 녹색으로 기존 시내 도로표지판(청색)과 바탕색이 달라 도시 미관을 저해하고 있다는 여론에 따라 표지판의 바탕색을 녹색으로 통일시키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지역에서 열리는 국제행사에 대비, 국제도시에 걸맞는 도시환경을 만들기 위해 시내 도로표지판 1750개중 주요구간에 설치된 280개를 대상으로 지난해 7월 개정된 로마자표기법에 맞춰 교체하면서 바탕색도 바꾼 것”이며“앞으로 사업비가 확보되는 대로 나머지 도로표지판도 모두 교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견해〓도로표지판 바탕색 교체와 관련, 지난해 12월 대구시가 개최한 도로시설물 미관 자문회의에 참석한 모 대학 교수는 “도시미관 등을 감안, 도로표지판의 바탕색을 녹색으로 바꾸는 안에 찬성했으나 도로표지 규칙 준수 문제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면서 “대구시가 도로표지판을 바꾼 데에는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