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24,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이번 US여자오픈에서 2위 상금 31만 달러를 획득하며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캐리 웹(호주)과 함께 ‘빅3’로 자리매김한 그녀에게도 같은 식당만을 찾는 묘한 습관이 있다. 이번 대회 내내 박세리는 한 스테이크 전문점을 골라 그곳에서만 식사를 했다. 이곳은 박선수는 물론 함께 온 모든 손님의 음식값을 받지 않는다. 그에게 한 곳만 고집하는 이유를 물어보았다. “마음이 편하다. 좋아하는 음식점에 들르면 묘하게도 스코어가 좋다.” 아마도 그 분위기를 계속 유지하고 싶어서가 아니었을까. 박세리의 이런 행동은 아마추어 골퍼들에게서도 찾을 수 있다. 어느 골퍼는 1번 골프공만 사용하고, 또 다른 선수는 4번은 절대 쓰지 않는다. 타이거 우즈가 마지막 날 경기에서 대개 빨간 티셔츠를 입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선수들의 이러한 습관은 마인드 컨트롤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복적 습관이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이 덕분에 경기를 잘 풀어가는 것이다. 물론 이런 습관이 스코어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박세리는 스코어를 망쳐도 같은 식당을 찾을까.
<주간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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