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아시안 클럽 챔피언십 최종 4강전에서 수원 삼성이 이란의 피루지와 일본의 주빌로 이와타를 꺾고 감격적인 우승을 차지하였다. 이는 수원 삼성이 아시아 최고의 클럽이라는 것을 증명한 대단히 영예로운 일이며, 일본 최고의 팀인 주빌로와 이란의 최고의 인기팀인 피루지를 꺾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은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수원 삼성은 98년과 99년 정규리그를 2연패하면서 작년에도 아시안 클럽 챔피언십에 참가해서 최종 4강까지 올라간 적이 있었다. 하지만 준결승전에 패한 후, 3-4위전에서도 이란의 피루지에게 1:0으로 패하면서 4위를 차지하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그리고는 2001 시즌이 되어서는 시즌이 시작하면서부터 연맹 및 AFC와 협의하여 대회 주최권을 가져오게 된 것이다.
그리고 솔직히 이번에 대회를 수원에서 개최함으로써 수원은 우승할 수 있었다. 물론 수원 삼성이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우승을 할 수 있었다는 건 당연한 얘기이다. 수원의 전력은 충분히 우승을 할 수 있을만한 전력이었다. 하지만 다른 곳도 아닌 수원의 홈에서 경기를 했다는 것이 수원이 우승을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것 역시 사실이다.
그리고 지난주, 한국과 일본을 뜨겁게 달군 컨페더레이션스컵 역시 홈 어드밴티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좋은 기회가 되었다. 우선 한국의 첫 경기. 많은 사람들은 물론 한국이 다른 세계의 축구를 하는 것 같은 프랑스를 이기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그래도 홈이니까~' 라는 마음이었다. 조금이라도 홈 어드밴티지를 얻어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언론이나 축구팬들이나 실제로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들은 가지고 있었다. 물론 그 희망은 깨어지고 말았긴 하지만...
하지만, 나머지 두 경기에서 한국팀은 홈어드밴티지를 십분 활용할 수 있었다. 멕시코전에서의 황선홍 선수의 첫번째 헤딩골... 솔직히 이 골은 업사이드라고 선언해도 할 말은 없는 골이었다. 그리고 동점골을 먹었을 때의 온 운동장의 열광적인 응원과 일념이 코뼈가 부러진 유상철 선수에게 역전 헤딩골을 넣을 수 있게 만들었다. 또한 호주전 역시 강팀인 호주를 상대로 싸우면서도 우리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고, 호주 선수들에게는 이유 모를(사실 이유는 알고 있지 않을까?) 손해를 보고 있다는 느낌을 주게 되어서 정신적인 평정을 잃을 수밖에 없었던 것 등은 분명히 팀과 팀간의 실력이 아닌 홈 어드밴티지가 작용했다는 반증이다.
또, 한국이 아닌 일본을 보자. 일본은 이번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2위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다. 일본은 정말 괄목할만한 성장을 했다. 하지만, 이 대회가 일본이 아닌 다른 곳에서 펼쳐졌다고 가정한다면? 그래도 일본은 결승전에 올라갈 수 있었을까? 난 아니라고 본다. 또, 대회 내내, 결승전을 포함해서 일본 수비진이 보여준 업사이드 트랩 역시 경기장소가 일본이 아닌 다른 곳이었다면 그 모든 상황에서 부심이 업사이드라고 똑같이 기를 들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물론 TV로 보는 내가 잘못 봤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 부심이 가장 정확하게 봤을테니깐. 하지만 그래도 '어? 이건 아닌데?' 하는 것도 솔직히 몇 개 보였다. 그것도 만일 그 상황에서 업사이드 트랩이 성공하지 않았다면 바로 GK와의 단독찬스가 나는 상황에서 말이다.
물론 난 수원 삼성의 아시안컵 우승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의 빼어난 성적과 한국의 선전이 어느 정도 홈 어드밴티지에 영향을 받았다고 해서 그 가치를 폄하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자기가 익숙한 경기장에서 뛴다는 안정감과(역으로 상대방들은 생소한 경기장에서 생소한 잔디와 기후 아래에서 싸워야 한다) 홈팬들의 열화와 같은 응원(상대방의 입장으로서는 경기장 모두가 적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사실 홈 어드밴티지 중에서는 -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지만 - 홈팀에게 조금 유리한 판정이 내려지는 것도 사실이다. 뭐랄까 룰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는 어느 정도 홈팀에 유리하고 어웨이팀에게는 조금이나마 불리한 판정을 내리는 성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실제로 그렇게 판정을 내리지 않아 홈이나 어웨이팀 모두에게 공정한 판정을 내렸다고 하더라고 홈팀은 '우리에게 조금 유리하게 판정을 내리겠지'라고 생각하고 어웨이팀은 '우리에게 불리하게 판정을 내리겠지' 라고 미리 단정을 지어버리는 경우가 많아진다. 그리고 이것은 실제 경기에서의 양팀의 마음가짐을 다르게 하고 결과적으로 경기 자체에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결국 축구라는 것이 - 모든 스포츠 역시 마찬가지겠지만 -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다 이용하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전제원칙 속에 묶여 있다. 홈 어드밴티지도 마찬가지이다. 정신적인 안정감이든지, 경기장의 특성을 백분 활용한 전술이든지, 홈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이든지, 상대방의 불안한 심리를 자극해서든지 (심판의 판정은 절대 이용하지 말자) 정당한 방법으로 승리를 위해 이용할 수 있다면 가능한 한 모든 것을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결국에는 홈 어드밴티지도 결국에는 실력이 뒷받침되어야만 활용이 가능하다. 좋은 칼도 휘두르는 법은 둘째 치더라도 들만한 힘은 있어야 하는 법이다. 홍콩이 제아무리 홈 어드밴티지를 활용한다고 해도 프랑스를 이기기는 쉽지는 않을 것 아닌가? 이제 한국이 홈 어드밴티지를 최대한 활용해야 할 날이 일년 여도 남지 않았다. 솔직히 월드컵을 유치한 이유 중에 하나는 그런 목적도 있지 않은가?
자료제공: 후추닷컴
http://www.hoochoo.co.kr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