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카페]저금리 시대 여유자금 굴리기

  • 입력 2001년 6월 17일 18시 54분


금리가 하향안정세를 지속하면서 여유자금을 굴리려고 은행 문턱을 넘나드는 주부들의 고민이 적지 않다.

또 주부들이 ‘고수익〓고위험’이라는 등식을 피부로느끼면서

주식 직접투자나 주식형펀드에 돈 넣기를 꺼린다.

채권형펀드도 시가평가가 적용되면서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경우도 생겨 ‘안전 신화’에 금이 갔다.

이번 재테크카페에서는 이러한 주부들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금융분야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양세정교수〓많은 주부들이 견딜 수 있는 은행권 정기예금 이자율이 10%선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지지선이 깨지면서 주부들의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지금 정기예금 금리는 원금만 돌려주는 셈이다. 안전지향적이던 주부들도 다른 투자상품을 찾고 있다.

▽박미경지점장〓이제 재테크는 ‘가치 보전’이 최우선 과제가 됐다. 지금 1억원이 내년에도 1억원의 가치를 지니도록 재테크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최근 부동산으로 돈이 몰리는 것을 이런 흐름에서 볼 수 있다.

▽한영선대리〓지금은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면 안되고 주부들이 직접 움직여야 한다. 사실 요즘에는 금융기관별 금리를 조사해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는다. 무엇보다 여유자금의 운용 목적을 먼저 정해야 한다. 3년만기 정기적금 유지율은 30%인 반면 주택청약부금은 70%에 이른다는 통계가 있다. 목적이 뚜렷해야 끈기가 생긴다.

▽오정선대리〓금융기관별 상품의 특색이 없어지고 있다. 요즘 은행권에서는 신노후생활연금신탁과 부동산투자신탁 등이 관심대상으로 떠올랐다. 신노후생활연금신탁은 자금의 90%정도를 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로는 주식이나 선물옵션에 투자한다. 부동산투자신탁은 건설업체에 돈을 빌려주고 그 마진을 돌려받는 상품이다. 두가지 상품 모두 수익률은 정기예금보다 높다. 은행권의 안전성을 살리면서 추가수익은 주식이나 부동산에서 올리는 것이다.

▽양교수〓부동산투자신탁은 접수 5분만에 마감되는 등 인기가 높다는데 기회를 잘 잡는 방법이 있나.

▽오대리〓은행권이 늘 판매하는 상품이 아니므로 신상품 정보에 항상 귀를 열어놓고 있어야 한다.

▽박지점장〓은행권 상품이 투자신탁 상품처럼 변하는 것은 투신이 투자상품의 출발지이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정책적 제도적 변화를 최대한 활용해 여유자금을 운용하라고 추천하고 싶다. 정책적으로 만든 상품에는 가능한 많은 이점들이 포함된다. 이를 노려야 한다. 정부나 금융기관이 강력하게 추진하는 상품에 처음 가입하면 손해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양교수〓조만간 그런 상품이 나오나.

▽박지점장〓7월부터 판매될 예정인 비과세고수익채권펀드가 대표적인 상품이다. 거의 모든 금융기관이 판매할 것이다.

▽양교수〓상품이름에 왜 ‘고수익’이라는 표현이 들어가나.

▽박지점장〓펀드 자금의 30%이상을 투기등급채권에 의무적으로 투자하기 때문이다. 투기등급 채권이라도 부도날 위험이 없는 기업 것을 골라 투자한다. 이런 기업들은 이름만 들어도 ‘아, 그 회사!’라고 알 수 있는 곳이 꽤 많다.

▽김정숙펀드매니저〓채권형펀드를 운용하다보니 고객들이 마이너스 수익률이 나오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는 점을 절감했다. 내 경우는 펀드를 안정적으로 운용하는데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양교수〓채권형펀드를 잘 고르는 비결이 있나.

▽김매니저〓채권형펀드는 금리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오르내린다. 이런 위험을 최소화하려면 단기형 펀드에 가입하면 된다. 금리가 3개월이내에는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펀드에 집어넣는 대상채권이 어느 회사 것인지는 알아야 한다. 위험한가 그렇지 않은가 또는 내가 그 정도의 위험을 부담할 수 있나를 따져봐야 하는 것이다. 펀드 수익률이 안정적인 것이 좋다. 판매창구에 가면 펀드별로 수익률 그래프를 볼 수 있다. 그래프가 들쭉날쭉하면 수익률 변동이 큰 것이다.

▽오대리〓이미 기준가(수익률)가 높아진 펀드에 가입하면 앞으로 기대수익률이 적어지는 것 아닌가.

▽김매니저〓그렇지 않다. 기준가는 이미 실현된 수익일 뿐이다. 매일매일 하루 단위로 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을 시행한다.

▽양교수〓목돈이 있다면 한가지 상품에 모두 투자하는게 아니라 적절히 나눠서 투자할 대상을 골라야 할텐데.

▽박지점장〓자산배분에는 ‘투자상품 쇼핑’이 필요하다. 요즘 주부들은 한번 방문해서 물어본 뒤 곧장 돈을 맡기지는 않는다. 각 금융기관별 인터넷 홈페이지에 가장 먼저 나오는 상품이 좋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한대리〓여유자금이 1000만원 정도라면 3등분해서 발행어음과 간접투자상품(펀드) 신상품에 나눠 투자하는게 좋을 것같다. 리츠(부동산뮤추얼펀드) 등과 같은 신상품 가입은 수업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발행어음이나 어음관리계좌(CMA) 등은 단기자금을 실세금리 이상으로 운용하는데 적합하다. 새마을금고나 신용협동조합은 이자소득세율이 낮아 이자율이 그만큼 높다. 자산배분방법은 금융기관 상담 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박지점장〓여유자금이 넉넉한 주부들이라면 재산의 일부를 달러로 보유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또 자녀들을 외국으로 유학보내려고 한다면 해외뮤추얼펀드에 투자하는게 좋은 방법이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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