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회사사장 경찰서장 관사 등 ‘고관대작’ 집 만을 골라 강도행각을 벌인 노모(48) 조모(46) 유모씨(49) 등 일당을 검거한 대전동부경찰서 형사과 정구이(鄭求二·44)경사,원종억(元鍾億·33)경장의 검거 뒷 얘기가 화제다.
이들은 17일 오후 1시경 대전 서구 갈마동 모 초등학교 앞에서 지난 20개월동안 전국을 무대로 부유층 집만을 골라 강도짓을 벌인 일당 3명을 격투끝에 검거했다.
범인들은 99년 10월 대전 중구 대흥동 이모 국회의원 집에 들어가 혼자 있던 이씨의 아버지(91)를 흉기로 위협하고 현금과 귀금속 등 550만원어치를 빼앗아 달아났다.
이들은 대전에 은신하면서 청주 광주 창원 등을 돌며 잔디밭이 넓거나 담이 높은 집 만을 골라 범행을 저질렀다.
지금까지 16차례에 걸쳐 1억6000만원어치의 금품을 털었으며 여죄는 더욱 늘어날 전망.
교도소 복역 당시 ‘빠삐용’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던 이들은 경찰추적이 시작되자 도피를 대비해 체력을 관리하고 휴대전화 번호와 은신처를 두 달에 한번씩 교체하는등‘신창원식’도피행각을벌였다.
정경사등은 지난달 중순 용의자들이 대전에서 은신해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빠삐용’이라는 별명만을 갖고 대전시내 원룸일대와 중국음식점 세탁소 등을 샅샅이 뒤졌다.
20일간 잠을 설치며 밤 낮없이 추적한 끝에 정경사 등은 40대 후반 남자 3명이 은신하고 있는 곳을 찾아내 72시간 동안 잠복 끝에 이날 검거한 것.
검거과정에서 범인들의 격렬한 저항으로 다리부상을 입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해 1월 대전 유성구 구암동에서 발생한 법원장 관사 및 대전 S종합병원장 집 강도사건도 이들의 범행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정경사는 “이들로부터 피해입은 사람들이 공포감이 질려 있었다”며 “더 이상의 피해자가 없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거의 잠을 자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전〓이기진기자>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