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랜드의 특별 전시회 ‘똥의 재발견’에서 일하고 있는 김수연 씨(24) 씨는 주저함 없이 ‘똥’ 이야기를 꺼냈다. 전시회에 온 학생들에게 전시물을 설명하고 안내하는 것이 그의 임무. 등 이곳에서 일한 지 석 달이 됐다지만, 쉽게 나올 이야기는 아닐텐데.
“처음에는 저도 많이 주저했어요. 민망했죠. 똥 전시회에서 일해 보겠냐고 제의가 왔을 때 설마 그런 전시회가 있을까 했어요.”
그러나 석 달이 지난 지금은 달라졌다. 똥이 귀여워 보이고, 전시회가 아닌 바깥에서도 똥 이야기하기가 쉬워졌다. 가끔 자신이 눈 똥이 건강한 똥인지 확인도 한단다.
“어린이들은 동물의 똥을 제일 신기하게 봐요. 사자, 곰, 고릴라, 코뿔소 등 동물들의 똥 앞에서 떠나지 않아요. 벌써 30만 명이 넘게 다녀갔어요.”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코끼리다. 어른 주먹보다 더 큰 코끼리 똥을 보는 아이들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한다. 어른 코끼리가 하루에 누는 똥은 평균 100∼200㎏. 역시 코끼리답다.
“아프리카 잠비아의 어떤 부족은 코끼리 똥으로 종이도 만들어요. 아이들은 전시회에 오면 똥이란 생각도 안하고 서로 만지려고 야단이죠. 물론 냄새도 안 나고 묻지도 않죠.”
김수연 씨는 어느덧 똥박사가 다 됐다. 모차르트가 똥에 대한 편지를 여자들에게 자주 보냈고, 정글 사람들은 걸어다니면서 볼일을 본다는 등 응가 이야기가 끝이 없었다. 이 행사는 8월까지 계속된다.
“똥을 더럽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한번 와보세요. 똥이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또 똥을 어떻게 처리해야 환경을 보호할 수 있을지도 생각하게 됩니다. 어차피 우리는 똥 없이 살 수 없잖아요.” 이 행사는 8월까지 계속된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dre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