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美 패션상 시상식 '화제만발'

  • 입력 2001년 6월 21일 19시 14분


패션계의 오스카상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패션상 시상식이 지난주 뉴욕에서 열렸다. 미국 패션계의 유명인사들이 모두 모인 가운데 진행된 이날 시상식에서 최우수 남성복 디자이너상은 존 바바토스가, 최우수 여성복 디자이너상은 톰 포드가 각각 수상했다. 여성복 디자이너에게 수여되는 페리 엘리스상은 브루스 브랜드를 디자인한 대프니 구티에레스와 니콜 노셀리에게 돌아갔다.

가수 다이애나 로스가 시상자로 나선 패션 자유분방상은 밥 매키에게 돌아갔는데, 매키는 나중에 이 이상한 이름의 상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자기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 “혹시 패션을 장난감처럼 재미있게 가지고 놀았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그가 어깨를 으쓱하며 한 말이었다.

이 날 시상식장은 저마다 독특한 옷으로 성장을 하고 나온 모델들과 디자이너들로 인해 화려하기 그지없는 분위기였다.

디자이너 장 토이는 회색의 체크무늬 미니 킬트에 골프 슈즈를 신고 나와 자신의 킬트와 같은 무늬의 롱스커트를 입은 친구와 함께 마치 공처럼 통통 튀는 걸음걸이로 시상식장에 입장했고, 모델 매기 리저는 하얀색 프라다 드레스를 입고 나왔다.

또한 병든 몸으로 감옥에 갇혀 있는 마피아 보스의 딸인 빅토리아 고티는 하얗게 탈색된 머리에 검은 드레스를 입었다.

3월에 총기소지와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무죄판결을 받은 디자이너 숀 콤스의 어머니 재니스 콤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올해 92세의 디자이너인 폴린 트리제는 이 모든 광경을 보며 “정말 굉장하다”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그러나 더 놀라운 일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 8시에 시상식장에 도착한 칼 라거펠트가 곧장 그녀를 향해 다가왔던 것이다.

깜짝 놀란 그녀가 “나를 기억하느냐”고 묻자 그는 특유의 묵직한 저음으로 “물론 기억하고말고요”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그는 곧 촬영팀에게 밀려 앞으로 나아가고, 트리제씨는 옆으로 물러서야 했다.

트리제씨는 후에 자신이 프랑스 정부가 수여하는 레지옹 도뇌르 훈장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사실을 얼마 전 프랑스대사관을 통해 알게 되었다고 기자에게 소곤소곤 이야기해주었다.

(http://www.nytimes.com/2001/06/17/living/17AWAR.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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