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따르면 잇따른 사업 실패로 6000여만원의 빚을 진 함씨는 3월 말 모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 ‘힘든 사람들 모여’라는 대화방을 개설한 뒤 채팅 상대에게 범죄행위를 제의했다는 것.
함씨는 이 같은 방법으로 8명을 모아 지난달 24일 오후 7시경 서울 동작구 사당동 이모씨(22·여·대학생) 집에 침입해 이씨를 공업용 테이프 등으로 묶고 그의 신용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410만원을 인출하는 등 4월 말부터 지금까지 14회에 걸쳐 2000여만원을 빼앗거나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여자로 위장, 원조교제를 하자며 부유층 남성을 유혹해 강도짓을 할 계획까지 세우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채팅방 회원들이 이들의 대화내용을 알고도 아무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아 사이버 세계의 도덕 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사실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김정안기자>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