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에 과거의 경기둔화는 고려되지 않는다.”
22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내경포럼에서 한국은행 전철환(全哲煥·사진)총재는 ‘하반기 경제여건과 통화신용정책 운용방향’을 주제로 이같이 말했다. 이는 경기회복이 예상외로 지연되는 만큼 콜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부양이 다급하다는 일부의 시각에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하루전인 21일 한국은행의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당초보다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낮아진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크게 높아진 상황을 고려한 듯 전총재는 이날 “경제가 전분기 대비 성장세를 이어가는 등 경기가 좋아지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게 중요하다”며 “하반기 경제성장률을 낮춰 잡았다고 해서 경제를 비관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전총재는 “지금까지 성장률이 낮은 것은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않으며 올 4·4분기의 성장률(전망치 5.1%)이 앞으로 잠재성장률(5∼6%)에 비해 더 높게 나올지, 낮게 나올지가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경기가 악화될 경우에는 재정 정책이, 과열될 경우에는 통화정책이 유효하다”고 언급, 호전되고 있는 현재의 경기침체를 타파하는데는 통화정책보다는 재정정책이 더 나음을 시사했다.
물가안정에 대한 다짐 역시 두드러졌다. “한국은행은 법에 의해 물가안정을 통화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한 것. 최근 몇 달동안 전총재는 ‘법’을 언급하면서 물가안정을 강조한 적은 없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