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서 세계사형폐지 촉구 대회 개막

  • 입력 2001년 6월 22일 18시 27분


제1회 세계 사형제 폐지 촉구대회가 21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처음으로 개막됐다.

미국 일본 유럽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세계 110여개국에서 검사 변호사 시민운동가 등이 참가한 가운데 사흘 동안 열리는 이번 대회는 사형제 폐지를 촉구하는 첫 번째 국제행사.

특히 이번 대회는 미국 정부가 최근 오클라호마주 연방청사 폭파범 티모시 맥베이(11일), 살인범 후안 라울 가르사(19일)에 대한 사형을 38년 만에 잇따라 실시한 뒤 사형제 폐지를 촉구하는 국제여론이 고조된 가운데 치러지는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대회를 주최한 프랑스 인권단체 ‘사형제반대동반자’(ECPM)의 미셸 토브 의장은 개막 연설에서 “전세계 절반 이상의 국가가 사형제를 폐지했다”면서 “국제전범의 최고형도 징역 30년인 상황에서 합법적으로 사람을 처형하는 것은 가장 나쁜 고문”이라고 지적했다.

기조연설에 나선 발터 슈빔머 유럽의회 사무총장은 “사형제가 범죄 예방을 위한 효율적 수단이라고 한다면 아마 미국은 범죄가 없는 나라가 됐을 것”이라며 미국을 겨냥했다. 그는 또 “터키와 러시아 아르마니아는 사형제를 시행하지 않는 정도에 머물지 말고 제도를 공식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유럽의회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벨기에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 인터내셔널) 등의 후원으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선 ‘전세계의 사형제 잠정 중단’ 같은 협약을 준비하고 사형제 폐지운동 전략을 논의하게 된다.

사형제 반대 단체들에 따르면 올 들어 6개월 동안 중국의 1100여명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1290명이 사형을 당했다. 작년엔 모두 27개국에서 1457명이 사형됐고 이 가운데 88%가 중국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미국에서 이뤄졌다. 미국에서는 1976년 이후 716명이 처형됐다.

현재 사형제를 완전폐지한 국가는 유럽연합(EU) 15개 회원국을 포함해 77개국이며 사형집행을 사실상 중단한 나라까지 합치면 모두 109개국. 공식적으로 사형제를 집행 중인 국가는 72개국이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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